KT 이어 합병 LG텔리콤 · SKT와 SK브로드밴드 등 구조조정 추진 전망
지난해 번호이동과 결합상품 등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통신업계가 올해는 사업을 재정비하고 내실을 기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KT가 6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며 조직의 '슬림화'를 선언하면서 업계의 연쇄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규모는 아니지만,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도 전사적 역량을 결집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구조조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24일까지 10일간 진행한 특별 명예퇴직(이하 명퇴)에서 KT는 5992명이 퇴직한 KT는 전체 직원의 15% 가량을 줄이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당초 KT-KTF 합병 시점에서 예상됐던 규모보다 크긴 하지만, 50세 이상 직원이 많았다는 점을 볼 때 이번 명퇴는 KT의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
특히 연 평균 100명 대에 불과하던 신규채용 규모를 신사업 추진과 고객서비스 강화를 위해 700명 규모의 신입 및 인턴사원으로 충원하고, 올해 초에도 사업 분야별로 다양한 인재를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KT의 올해 채용 규모는 약 10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KT 김한석 인재경영실장은“이번 명퇴는 느린 공룡으로 대변되던 KT가 효율적이고 빠르고 강한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앞으로도 글로벌 컨버전스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 경영 전반에 걸친 혁신을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철 대표 체제로 통신 '빅3'로 거듭난 통합 LG텔레콤은 6일 인사 발표를 시작으로 조직정비에 착수한다. 구체적인 인사 규모나 방향은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업계에서는 3사 합병이 이뤄진 만큼 조직 군살빼기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견해가 높다.
현재 합병 LG텔레콤의 직원수는 약 4000명으로 경쟁사(KT 3만1000명,SK텔레콤-브로드밴드 6000명)보다 적지만, 중복되는 부서의 인력 감축이 변수로 작용되고 있다.
이는 업계 구조상 수직통합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G텔레콤이 LG파워콤과 LG데이콤 2사 통합에 개입하지 않을 당시에도 수직통합에 대한 구조조정의 불안감이 확산됐다.
영업 중심의 경영을 해온 파워콤이 합병할 경우 기존 데이콤, 텔레콤 영업시스템에 따라 일부 조정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당시 LG텔레콤은‘우리가 왜 합병에 거론돼야 하는가’라며 강력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하지만 LG텔레콤이 합병에 가세하면서 '구조조정은 없다' 라는 내부 방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아직까지 인사 문제에 있어서는 6일 발표되기 전까지 알 수 없다”며“출범 시점부터 인력 감축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만큼 구조조정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보다는 앞으로 추진한 신성장동력 사업의 인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핵심 부서로 떠오른 IPE(Industry Productivity Enhancement) 사업단은 IC(Communication Technology)를 바탕으로 법인기업 대상의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컨설팅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지역ㆍ국가별 공략 사업을 구도화 한다는 방침이다.
또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해 C&I(Convergence & Internet) CIC는 사업 주체를 중국으로 이전하고 본부장급 이상 대부분 임원들은 중국에서 근무하면서 신규사업 발굴 및 추진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MNO(Mobile Network Operator) CIC는 기업사업단을 ‘기업사업부문’으로 격상해 B2B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차세대 성장사업과 해외사업 추진 및 가시적인 성과 창출에 중점을 뒀다”며 “IPE 등 미래 성장사업의 전사적 역량 결집과 한국, 중국, 미국으로 분산해 현지 지역 시장 중심의 글로벌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