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31일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강 회장 내정자는 이날 오후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사외이사들과 가진 긴급 간담회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사회는 강 회장의 사퇴 안을 통과시키고 내달 7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도 철회키로 했다.
다만, 국민은행장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으며, 새 인사가 선임되기전까지 KB금융지주 회장 겸임도 계속 유지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사외이사들도 사퇴표명없이 모두 유지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정자가 사퇴를 결심한 것은 금융감독원이 최근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을 대상으로 벌인 사전검사가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 3일 ‘내년 1월 사외이사제도 개편 방안이 마련된 후 회장을 선출해도 늦지 않다’는 금융감독 당국의 요청을 거부하고 강 행장을 회장으로 내정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국민은행에 대한 사전조사를 벌이면서 검사 인력을 평소보다 3배 넘게 투입하고 주요 부서장 컴퓨터를 압수하는 등 고강도 검사를 벌여 이사회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강 내정자에 대해 집요하게 ‘흔들기’를 시도하자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