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B씨 금감원 사전검사 시작되자 서버 유통회사 대표이사 사직
국민은행의 사외이사가 차세대시스템의 서버 입찰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 사외이사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IT업체가 유통하는 특정제품의 도입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중립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사 결과, 국민은행이 지난 2007년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해 서버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외압이 있다는 정확이 포착됐다. 국민은행 사외이사였던 IT업체 전 대표 B모씨가 자신의 회사가 유통하는 서버를 지지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것.
당시 IBM 메인프레임 서버를 사용중이던 국민은행은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계정계와 정보계에 HP 유닉스 서버를 도입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강정원 은행장이 IBM 메인프레임이 유지보수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점을 여러 차례 거론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종 결정과정에서 계정계에 IBM 메인프레임, 정보계에 HP 유닉스 서버를 도입하는 반전이 일어났다. 컨설팅 과정에서 HP 유닉스 서버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IBM의 극적인 뒤집기가 일어난 것이다.
IT업계에서는 IBM 출신인 국민은행의 한 사외이사가 “계정계와 정보계에 같은 기종의 서버를 도입할 시 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는 얘기가 전해졌다.
B모씨가 재직하던 회사는 IBM 서버의 유통을 담당하는 업체다. 이 업체는 지난 3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지만 B모씨는 지난 7일 돌연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금감원이 사전검사를 착수하기 직전이다. 회사 측에서 이번 사안이 문제가 될 것을 짐작하고 미리 손을 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또 금감원은 국민은행의 사외이사인 김모씨가 80억원 규모의 국민은행 시스템 유지보수 계약을 자신의 IT업체가 수주하도록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전검사 내용에 대해 사실 확인을 해줄 수 없다"며 "정식조사를 내년 1월14일부터 20일간 실시한 후 2월 중순에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