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일들이 있었던 2009년이다. 공포가 있었고, 늘 불확실성과 싸웠으며, 큰 지진이 있고 난 다음 이어지는 여진처럼 시장전체의 폭락 다음에는 섹터별 악재가 심심찮게 터져 나왔다. 필자역시 시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매수’를 외쳤지만, 한편으로는 항상 Exit를 준비했었고 지금역시 그렇다. 출구쪽에 가깝게 있다는 것은 강한 네이키드 포지션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뜻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많은 전투에서 이겼다고 자평하면서도, 그것에는 상당한 운 또한 함께 작용했음을 덧붙인다. 시장은 연초대비 60%가 넘는 상승을 하였다. 지난 2008년의 아픈 상처들이 계좌 잔고로만 평가된다면 분명 깨끗이 치유되고도 남는 수치이다. 그러나 너무나도 아프게, 또 처절하게 당했던 무서운 기억이 있기에 시장에 더 가깝게 소통하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잃지않는’ 방법에 대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고 본다. 매일 느끼는 거지만 시장은 유동적이다. 시장은 매우 이성적이면서도 가끔 해석하기 힘든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자만심이 생길 때 쯤, 항상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다. 이게 시장의 매력이다. 그래서 시장은-무척이나 재밌다.
2009 키워드 ‘유동성’
한해를 마무리 하는 만큼, 좀 더 넓은 안목으로 시장에 접근해보겠다. 올해 시장은 결코 작지 않은 상승을 했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접근하면, 미국의 고용, 소비, 생산 등 어느 한번이고 시장참여자들에게 안정감을 제공한 적은 없다(물론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상승률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를 찾는다면 ‘유동성’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경기부양과 양적완화 정책 등 수많은 진통체가 처방되었고 이 과정에서 유동성이라는 거대한 힘이 생겨나 시장을 끌어온 것이다. 거시적 경기상황을 보고 판단한다면. 즉, 지나친 펀더멘털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봤다면, 올해 시장은 결코 재미있는 시장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항상 유동성이라는 거대한 힘을 베이스로 깔아야 코드를 맞출 수 있는 시장이었다. 외국인이 32조라는 가까운 금액을 포트에 채워 넣으며, 시장을 상승시킨 것은 이를 잘 설명하는 요소이다. 유동성의 힘은 시장에 참여함에 있어, 가장 가깝게 흐름을 타고 있어야 할 부분이다. 달러인덱스와 환율동향, 금리스프레드는 늘 체크하고 지나가야 하는 요소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여기까지는 리커버리, 본게임은 2010년부터
2009년은 2008년 사상 유래없는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시장의 폭락, 그 후 정상화 조치에 따른 리커버리라고 봐야 하겠다. 글로벌 시장은 각 섹터의 특성에 따라 상승폭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결국 리바운딩이 강하냐 약하냐의 차이일 뿐, 금융위기에 따른 폭락에서 벗어났다는 것에서 맥락을 같이한다. 2010년은 ‘정말로 회복하고 있는것이 맞느냐’가 시장에 끊임없이 대두될 것이다. 정부주도의 경기부양이 계획한 것처럼 민간으로 잘 전이되고 있느냐, 유동성을 회수해도 될 만큼 경기가 살아났느냐, 생산과 소비가 제 기능을 회복하고 있느냐, 하는 것 들 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과거와는 다르게 글로벌 경제의 중심이 미국원톱에서 G2로 일컬어지는 중국의 가세가 변수를 제공할 것이며, 빠른 회복력을 보여준 우리나라의 저력이 글로벌 포트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역시 중요한 투자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긍정적, 기관의 연말 수요는 조심.
단기적으로 시장은 긍정적이다. 기관의 윈도드레싱과 연말 배당 수요가 시장을 끌어올린 지난 주 금요일처럼 단기적으로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증시의 ‘1월 효과’를 반영하면 긍정론은 더욱 강해진다. 반면에 계속적인 자금이탈로 포트운용 폭이 위축된 기관은 1월을 기점으로 다시 눈치 보기가 시작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기관의 집중매수 종목은 서서히 Exit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절대적으로 외국인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볼 때, 미국의 금리인상은 달러캐리의 청산으로 시장에 한차례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하지만, 금리의 인상은 전통적으로 시장과 동행요인임을 판단할 때, 매수 관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고생이 어느때보다 많았던 한해였고, 어느때보다 시장과 예민하게 대화했던 한해였다. 큰 경험을 잘 기억하고 시장대응에 있어 좀 더 성숙해지기를 기원한다.
[자료제공 : 리얼스탁 (www.realstock.co.kr) 빅마마 (임정아 애널리스트) 전화 : 02-6389-3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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