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내년 '투-트랙' 경영전략으로 승부

입력 2009-12-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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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7월1일 통합법인 출범으로 한국과 중국 이원화 체제 강화

올해 '생존'이라는 화두로 한해를 시작했던 SK그룹이 내년에 '중국'과 '연구개발(R&D)'을 바탕으로 한 '투-트랙(Two-Track)' 전략을 내세워 승부수를 던졌다.

SK그룹 관계자는 27일 "최태원 회장이 지난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강조한 '중국 사업은 중국의 시각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뜻을 이행하기 위해 중국통합법인 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해주는 TIC도 중국에 설립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한국과 중국에 모두 본사와 TIC를 두고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중국사업은 중국본사에서 한국사업은 한국본사에서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반을 만든 것"이라며 "다만 한국과 중국 TIC의 위상이나 조직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중국통합법인이 출범하는 내년 7월1일까지 세부 내용을 확정짓고 사업방향 등을 구체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SK그룹의 '투-트랙' 전략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최근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중국통합법인 대표에 박영호 SK㈜ 사장을 임명하고 조직관리의 권한 일체를 넘겼다.

또 통합법인의 성공적 운영 및 추진력 강화를 위해 주요 임원 40여명을 중국통합법인과 중국 각 관계사에 전진배치했다. SK그룹의 전체 임원이 300여명이란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중국에 제2의 본사를 만든 것이다.

중국통합법인은 SK그룹의 13개 계열사가 설립한 90여개 현지 법인의 중국 내 투자와 사업전략 수립·실행 등을 총괄 관리키로 했다.

사업별로는 SK텔레콤은 국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중국·미국 3개 본사 체제로 전환해, 현지 시장에 맞는 전략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융합인터넷 컴퍼니인컴퍼니(CIC·부문별 사내 회사)는 사업의 주체를 중국으로 이전한다.

SK에너지는 아스팔트 사업부문과 화학 부문의 일부 사업부문을 중국으로 옮기기로 했으며 SK네트웍스도 중국 본사를 만들고 주요 사업의 본부를 중국으로 옮겼다.

TIC 역시 그룹의 양대 축인 '에너지'와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친환경 등 그린에너지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게 될 미래 기술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이같은 투-트랙 전략은 그동안 SK그룹이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들자'며 현지화를 추진했으나 한국에서 성공한 모델을 중국 시장에서 고집, 결국 시장진출에 실패했던 경험에 따른 것이다.

예컨대 SK텔레콤의 한국 내 이동통신사업 전략을 중국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정유공장을 세워서 원유를 정제, 기름을 팔았던 SK에너지의 모델을 중국 시장에서도 추진했던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기존엔 한국에서 성공한 모델을 중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접근방식이었다"면서 "발상 전환을 통해서 중국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해 거꾸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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