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사용법에 맘 고생하는 '스마트폰족' 는다

일주일 전 옴니아2를 구입한 직장인 염순채(32)씨는 아직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지 몰라 막막하다.

스마트폰 열풍속에 가격도 많이 떨어졌고, 매장 직원도 추천해서 구입하게 됐지만 복잡한 작업 때문에 제대로 사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그는 "나름 기계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접해보니 만만치 않았다. 전화통화를 많이 한다면 차라리 그냥 휴대폰이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한다.

직장 동료들의 아이폰 구매 열풍속에서 덩달아 아이폰을 사게된 직장인 김창희 씨(29). 처음엔 신기해서 이것 저것 만져보며 흡족해 했지만 하루 이틀 지나자 흥미가 떨어진다.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맘껏 보고 싶었지만 복잡한 인코딩 과정 때문에 이마저 난관에 부딪힌다. 그는 "아이폰이 쉽다고 하지만 여전히 일반폰에 비해 어렵다. 또 무작정 구입하기 보단 자신이 원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는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스마트폰 열풍은 가히 폭발적이다. 올 초 HTC 터치다이아몬드,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등 외산 스마트폰이 들어오면서 불었던 스마트폰 열풍과는 격이 다른 분위기다.

통신방송 전문 리서치앤컨설팅 업체인 아틀라스가 발표한 국내 휴대폰 유통시장 정기조사 '모바일 인덱스(Mobile Index)' 결과에 따르면 12월 첫 주 휴대폰 판매량(제조사별이 아닌 모델별로)에서 아이폰이 4만3200대를 판매하며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T옴니아2도 2만9100대를 판매하며 3위에 올라 톱5 안에 스마트폰이 2개 모델이나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 사용자중 상당수가 준비되지 않은(?) 스마트폰 사용자라는 점에서 불평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에도 스마트폰을 구입했는데 너무 어렵다는 불평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나름 기계좀 다룬다고 했는데, 큰 오산이었다"며 "스마트폰 유저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고 밝혔다.

자신을 평범한 20대 여성이라고 밝힌 또 다른 네티즌은 "남자친구가 생일날 아이폰을 사다줬는데 너무 어렵다"라며 "다양한 기능과 프로그램등을 언제나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 했다.

스마트폰은 일반폰과 달리 컴퓨터와 연동이 필요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의 작업도 병행해야 다. 그렇지 않으면 일반 휴대폰과 별반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처음 스마트폰을 접하는 사용자에게 그 작업은 만만치 않다. 몇일은 붙들고 있어야 그나마 이런 게 스마트폰이구나 라고 알 수 있을 정도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김민식 책임연구원도 "최근 저도 아이폰을 구입했는데, 솔직히 애플리케이션을 다운 받는 등의 작업이 어렵다"라며 "때문에 10대나 장년층은 사용하기가 힘들고 20대나 30대 계층에서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에게 반드시 스마트폰이 필요할 지 다시한번 생각하고 구입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지 호기심에 구입한다면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무늬만 스마트폰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자 스마트폰 제조사도 사용법 알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애니콜 옴니아 아카데미'를 진행 중이다. 일반인들이 스마트폰을 일상 속에서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트위터,미투데이, GPS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스마트폰의 첨단기능들을 쉽고 상세하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대중화가 본격화되면서 막상 스마트폰을 구입은 했지만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해 이같은 아카데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정환 한국스마트폰사용자모임 운영자는 "최근 스마트폰이 가격도 많이 저렴해졌고 광고도 많이 나오면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학습이 안된 상황에서 사용하기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런 상황을 잘 알고 구입할 때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