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삼성-HP 양강체제 틈새시장 공략 쉽지 않을 듯
LG전자가 14년만에 프린터사업을 재개키로 해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전자가 선보이는 제품은 잉크젯프린터와 레이저프린터 각각 1개 모델이다. LG전자는 직접 제품을 개발 생산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렉스마크로부터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방식으로 프린터를 공급받고 하이프라자 등을 이용해 판매한다.
이 회사가 프린터사업에 다시 도전하는 것은 PC사업과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PC를 파는 과정에서 프린터 등 주변기기를 함께 팔 수 없는 점이 항상 아쉬웠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최근엔 프린터 및 복합기용 인쇄용지를 개발,'삼성paper'라는 이름으로 판매에 나서고 있다. 올해 세계 프린터시장 규모는 150조원. 메모리 반도체시장 규모가 60조원이고 디지털TV 시장 규모가 110조원 정도라는 것만 봐도 이 시장의 크기를 알 수있다.
국내 프린터시장 규모도 1조원 가까이 되는 상황에서 하루 빨리 관련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PC사업과의 연계를 높이겠다는 심산이다. LG전자가 야심차게 프린터사업을 재개했지만 그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국내 프린터시장은 레이저 분야는 삼성전자, 잉크젯 분야는 HP가 장악하고 있다. 캐논, 후지제록스, 오키시스템즈 등 다른 업체들도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을 내놓으며 나머지 시장을 차지 하고 있다.
레이저프린터와 잉크젯프린터를 각각 1개 모델씩 내놓은 LG전자로서는 잉크젯에선 HP와 레이저에선 삼성전자와 대결을 펼쳐야 하는 힘겨운 상황이다.
더군다나 프린터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B2B. 그 만큼 진입하기 힘든 것도 바로 이 시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프린터의 경우 수익성이 높고 불황을 잘 타지 않는 B2B 시장이 중요한데 한번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프린터를 공급하면 다른 업체로 옮기는 것을 대부분 번거로워 하기 때문에 왠만하면 그냥 쓰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또한 AS망과 프린터 관련 솔루션도 중요하다. LG전자 입장에서는 프린터 사업에 새로 뛰어드는 만큼 프린터에 대해 잘 아는 전문 서비스 엔지니어 육성과 솔루션 개발도 필요하다는 것.
B2C도 쉽지 만은 않다. LG전자를 모르는 국내 소비자는 없지만 'LG 프린터'라는 이름으로는 아직 대중에게 생소하기 때문에 어떻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지가 주요 포인트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강자들과 동등한 대결을 펼치기 힘든 상황에서 가격을 낮춰서 시장을 흐릴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먼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향후 B2C와 B2B시장에 대한 전략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