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선언의 파급 효과에 따른 손실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심리가 리스크 선호 쪽으로 다시 기울 것으로 보여 추가로 하락 압력에 노출될 전망이다.
원ㆍ달러 환율이 전일 달러 과매수 포지션 정리로 두바이발 악재로 인한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한데 이어 뉴욕증시가 밤사이 채무상환 유예를 발표한 두바이발 악재를 극복한 결과 장막판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역외 선물환율이 보합권에 머물며 전일 서울환시 종가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소폭 오른 것으로 확인, 장중 수급 여건에 좌우될 공산이 크지만 하락 우위의 장세가 예상된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중앙은행은 전날 이메일 성명서를 통해 UAE 중앙은행은 UAE 은행들과 UAE 지역내에서 운영되는 외국계 지점들에게 중앙은행의 당좌계정을 통해 3개월 EIBOR금리(아랍에미레이트 은행간 거래금리)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특별 추가 유동성을 이용토록 조치하는 내용의 공지문을 발송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UAE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소식에 힘입어 두바이 채권 우려가 완화돼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약화되면서 재차 달러화가 하락했다며 두바이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만큼 원ㆍ달러 환율도 하락세를 보일 수 밖에 없다고 관측했다.
무엇보다 UAE 중앙은행이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 유예 이후 경색된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조치를 신속히 내놔, 투자심리 불안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투자자금의 급격한 안전자산 쏠림을 막았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투자심리 불안 진정 국면의 진입과 더불어 국내금융기관의 두바이 월드에 대한 미미한 익스포저 및 지난해 리먼사태와 비교시 10분에 1에 불과한 두바이월드의 채무잔액 등도 두바이 충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대내적으로도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비록 약해진 모습이지만, 채권시장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지난 11월 무역수지가 30억달러 이상의 흑자가 예상되는 등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원ㆍ달러 환율은 다시 하향 안정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금번 두바이 사태가 중동지역 과잉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불러와, 단기적으로 원ㆍ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당분간 신중한 장세 대응이 요구된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두바이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지만 주요국 금융시장은 재차 정상화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라며 "서울환시도 마찬가지로 전일 은행권의 롱 처분성 달러 공급 및 수출업체 네고가 두바이발 금융시장 진정 분위기와 맞물려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는 "UAE 중앙은행의 유동성 지원으로 두바이발 악재는 진정된 모습이나 이번 사태는 지난 2~3년간 중동지역에 대한 과잉 투자에 대한 경각심을 자극한 만큼 당분간 역외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환율 하락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원ㆍ달러 환율이 전일 1160원대 부근에서 수입업체 결제 수요 등장으로 하락 폭이 제한됐다는 점이 환율 하락세 둔화를 시사하는 대목"이라며 "장 중 국내증시 반등 폭과 역외 움직임에 낙폭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