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터블 무색할 정도의 정숙함...렉서스의 정체성 확인
컨버터블은 한국의 기후 조건과 교통 상황으로 비춰봤을 때, 그렇게 쉽게 선택하기 힘든 모델이다.차체 지붕을 열고 달릴 정도로 한국이 햇빛이 귀한 나라도 아니고, 또 대기 환경이 깨끗하다고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수입차 회사에서 컨버터블 모델을 한국 시장에 선보이는 이유는 컨버터블 모델을 통해 자사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함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렉서스 IS250C 역시 '팔리기 위한 차'라고 하기 보다는, 독일의 명차 브랜드들과 기술로 경쟁하겠다는 렉서스의 강한 의지의 표상으로 봐도 무방하다.
IS250C의 첫 느낌은 기존 IS 세단의 날렵함과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단지 세단이 4도어였다면, 컨버터블은 2도어라는 점. 또한 컨버터블은 지붕이 3단으로 나뉘어 접혀 뒤쪽으로 모이기 때문에 차체 뒤쪽에 더 무게감이 실려 있다는 느낌이다.
실내는 렉서스 특유의 럭셔리함이 묻어나 있었다. 렉서스의 디자인 철학인 엘피네스(L-finesse)가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한 대시보드에 그대로 묻어나 보였고, 스포티함을 주기 위해 차량 내부 곳곳에 메탈 소재를 혼합한 것이 특징적이었다.
특히 보통 컨버터블은 뒷좌석 공간이 상당히 좁은데, IS250C는 뒷좌석 공간이 상당히 넓게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또한 뒷좌석에 앉은 사람의 승하차를 쉽게 하기위해, 앞좌석 옆에 장착된 버튼 하나로 앞좌석이 젖혀지게 한 것도 편리해 보였다.
12개 스피커에서 터지는 마크레빈슨의 서라운드 시스템 역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한 최고의 호사다.
시동을 켰다. 속도와 RPM(자동차의 분당 엔진 회전수)을 알려주는 계기판의 하얀색 두 바늘이 끝까지 갔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달리기의 즐거움을 예감케 했다.
달리기의 성능은 한마디로 '정숙성을 포기하지 않은 역동성'이라고 표현 하고 싶다. 마치 조용하게 강한 차라고 해야 할까.
가속 페달을 열심히 밟아 봐도 컨버터블이 무색할 정도로 차가 너무 조용하게 느껴졌다. 최고출력 207마력의 컨버터블 모델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조용함이었다.
◆스포티함의 거세 VS 스포티함과 정숙성의 혼종
보통 컨버터블이나 쿠페 등은 달리기에 초점을 맞춰 핸들감도 무겁고 차체 소리(소음, 사운드)도 중요시 여기기 때문.
하지만, 이번 IS250C는 시끄럽게 달리고 싶을 때와 조용하게 달리고 싶을 때를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차라고 해석하고 싶다.
지붕을 열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정숙성을 포기해야 하지만, 지붕을 닫았을 때만은 정숙성을 지키고 싶은 욕구. 이것이 IS250컨버터블이 추구하는 가치가 아닌가 한다.
차체 지붕을 열기위해 스티어링 휠의 왼쪽에 있는 오픈 스위치를 눌러봤다. 단 20여초 만에 차체 지붕이 부드럽게 열렸다. 역시 렉서스의 완벽함이 묻어나 보였다.
◆20여초 만에 차체 지붕 부드럽게 열려
6단 변속이지만, 변속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웠으며, 대신 폭발적 에너지는 부족했다.
다만, 온도 조절하는 것이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때처럼 모니터를 터치해야 해서 불편했고, 또한 컵홀더와 기어변속기와 같은 위치에 있어 컵홀더에 컵을 꽂아놓으면 기어 조작이 불편한 것도 지적하고 싶다.
여느 컨버터블처럼 강한 엔진 사운드와 스포티함을 추구하는 운전자라면 IS250컨버터블을 실패한 차라고 말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렉서스의 최고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정숙성'을 잃지 않으면서 컨버터블을 개발했다는 점, 즉 '정숙성'과 '역동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IS250은 성공한 차라고 말하고 싶다.
판매가격은 6450만원(부가세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