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연간 생산규모 약 7억달러 확대 목표
"베트남 중공업의 희망으로 떠오르다."
베트남 주부 지역의 중심도시 다낭시에서 남동쪽으로 2시간 정도거리 떨어진 쭝꾸엇 단지내에 위치한 두산중공업의 베트남 생산법인 '두산비나'를 가리키는 말이다.
두산중공업은 이곳에 지난 2007년 2월 두산비나 공장 건설을 시작해 19개월만인 지난해 10월 준공했다. 보일러, 해수담수화설비, 배열회수 보일러, 운반설, 화공설비 등을 생산하는 5개 공장이 110ha(33만평) 규모의 부지에 들어서 있다.
두산비나는 두산에게는 글로벌 생산단지의 구축이 되지만 베트남에는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공업 산업전략의 주요축이 됐다.
불과 수년전만 베트남 중부지역은 하노이 중심의 북부지역과 호치민 중심으로 남부지역에 비해 공업 발달이 미비한 지역이었다. 베트남 경제는 최근 연평균 8%의 고성장을 이뤄내고 있지만 그 내용은 아직까지 북부와 남부 지역의 각축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중꾸엇 공단은 베트남 정부가 계획적으로 조성한 베트남 최초의 중화학 공단이다. 중공업 산업을 일으키기 위한 베트남 정부의 의지가 들어 있는 곳이다.
실례로 이곳은 전력과 용수에서 애로사항이 없다. 베트남 전체가 전력이 부족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실제로 베트남은 자체 생산하는 전력이 70%이고, 중국에서 30%를 수입한다. 호치민 인근만 해도 전력이 부족해 일주일에 한 번씩 공단이 휴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낙후돼 있던 지역에 두산이 3억달러를 투자해 중공업 공장을 짓겠다고 하자 베트남 정부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공했다. 조봉진 두산비나 법인장은 “투자 허가 기간이 통상 50년인데 비해 두산비나는 70년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4년간 법인세 면제, 이후 9년 동안 법인세 5% 적용받는 것을 비롯해 수입관세도 5년간 면제 받았다. 두산비나만의 전용부두를 갖출 수 있었던 것도 베트남 정부의 배려 중 하나였다.
조 법인장은 “쭝꾸엇 단지내에 있는 기업 중에 전용부두를 갖추고 있는 곳은 두산비나뿐”이라면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역사회 공헌 국민기업으로
베트남 정부의 배려에 두산비나도 지역사회 공헌과 고용인력 창출로 응답했다. 두산비나는 지난 7월말 베트남 꽝응아이성, 중앙대학교 의료원과 함께 베트남의 얼굴기형환자 30여명의 무료 수술 등 의료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의료봉사활동은 앞으로도 매년 시행할 예정이다.
장학사업도 활발하다. 지난 9월에 호치민 인문사회과학대학 등 한국어학과가 개설돼 있는 4개 대학에 ‘해외대학 한국학과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1만 달러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그 동안 두산비나가 베트남 대학에 자체 전달한 산학 장학금을 모두 합하면 3만 달러가 넘는다.
내년 3월에는 중앙대학교 출신 예술단이 꽝응아이성에서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베트남의 문화예술 분야 저변을 확대하는 데에도 일조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지난 13일 담수증발기 출하 기념식에서는 최근 태풍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3억 동(VND) 상당의 성금과 현물 기증을 약속하는 증서를 꽝응아이성에 전달하기도 했다.
두산비나의 현지 직원인 팜홍 타이씨는 “두산의 의료활동 등 활발한 사회공헌 때문에 두산에 대한 이미지가 아주 좋다”고 말했다.
고용창출은 두산비나가 베트남에서 인정받는 가장 주요한 축이다. 현재 두산비나에는 1500여명의 현지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두산비나는 이들을 위해 올해 초 3개 동 252개 룸에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와 PC방, 운동시설, 음악감상실 등을 갖춘 복지시설, 그리고 전 직원을 수용할 수 있는 3개동의 식당을 준공했다. 올해 말에는 170세대를 수용할 수 있는 사원 아파트를 완공할 예정이다.
베트남 내에서 최고 수준의 복리후생을 지원해 가장 오고 싶은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배어 있다. 복리후생이 기본이라면 인적자원 육성을 위한 두산비나의 직원교육은 이들에게 자부심을 구축할 수 있게 만드는 또 다른 축이다.
베트남에서도 하노이나 호치민과는 달리 사회 기반이 취약한 이곳에서 숙련공들을 얻기가 쉽지 않다.
두산비나는 지난 2007년 인력 수급계획을 세울 때, 고심 끝에 사내 직업훈련원을 통해 기능인력을 양성하는 쪽을 택했다. 조 법인장은 “공장을 짓기 전에 교육훈련소를 먼저 지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7년 말 사내 직업훈련원을 설립하고 최초로 채용한 30명에게 8주간에 걸쳐 용접을 가르치고 이들의 손으로 다시 96개의 용접부스를 만들어 신규 채용인력의 실습에 활용했다.
아무런 기능도 없는 베트남 근로자들은 직업훈련원에서 8주간의 기초 기능교육을 거쳐 공장에 배치돼 약 1년간 OJT를 거쳤다. 두산비나에서 사무직(400명)을 제외한 근로자 전원이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태어났다.
보일러공장에 근무하고 있는 보탄 호아씨는 “두산비나는 입사하면 누구나 2개월의 사내 직업훈련원을 통해 전문기술을 습득할 수 있어 누구나 입사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창원공장 버금가는 생산능력 갖출 것
두산중공업은 두산비나를 2015년에는 연간 생산규모 약 7억달러로 확대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두산비나는 향후 기술인력 양성과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 2011년까지 창원공장 수준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2015년이 되면 보일러는 6기, HRSG 18기, 운반설비 162기, 담수 증발기 8기 등으로 창원공장에 버금가는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은 “베트남 현지인력을 3000명 이상 채용하는 베트남의 중공업 분야의 선도기업이자 베트남 국민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산비나가 글로벌 생산체제의 한 축을 담당함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 대한 접근성 강화,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 축소, 원가절감을 통한 수주경쟁력 강화 등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제고하는 데에도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봉진 두산비나 법인장은 “해수담수 플랜트용 증발기가 출하될 때 베트남 근로자뿐 아니라 우리 직원들도 모두 감격할 수밖에 없었다”며 “사실 이렇게 빨리 담수 증발기를 제작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두산비나는 지난 9월 발전설비 초도품을 출하한 데 이어 해수담수화 설비까지 출하하면서 준공 첫해에 벌써 두산중공업의 글로벌 생산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지난 11월에는 아랍에미리트 슈웨이하트 해수담수화 플랜트용 증발기를 출하하기도 했다.
두산비나의 엔지니어인 응엔 티엔 히에우씨는“축구장만한 크기의 해수담수화 플랜트용 대형 증발기를 만들어 출하할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면서 “우리의 손으로 그런 첨단 기술을 만들었다는 데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지직원들의 이 같은 말에서 베트남 중공업 기술의 희망으로 부상하고 있는 두산비나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