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초대석] 일양약품 김동연 대표이사

입력 2009-11-3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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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연구 외길 집념으로 신약 개발 선두지휘...내년도 R&D 비중 및 완제의약품 수출 중심 해외사업 강화

“글로벌 신약과 해외사업강화 통한 고속성장으로 세계적인 제약기업에 진입하겠다”

지난 5월 일양약품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취임하며 일양약품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된 김동연 대표이사는 지난 26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향후 일양의 비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노루모', '원비디'로 잘 알려진 일양약품은 해방 이듬해인 지난 1946년 창업한 이래 63년간 제약 외길을 걸어온 중견 제약기업이다.

일양약품은 지난 2월 항궤양제인 놀텍이‘제10회 대한민국신약개발 시상식’에서 대한민국신약개발상 대상을 수상해 업계의 주목을 끌었지만 4월초 터진 석면탤크 의약품으로 인해 한차례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이후 4월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신종플루로 백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일양은 지난 8월 최대 6000만 도스까지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착공에 들어간다고 발표하면서 녹십자의 성역으로 여겼던 국내 백신시장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밖에 일양이 현재 개발중인 수퍼급 차세대 백혈병 치료제인 IY-5511은 지난 7월 말부터 글로벌 임상2상에 착수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올 한해 제약업계의 각종 이슈를 몰고 다닌 화제의 중심에는 김동연 대표이사가 있었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양약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내일을 짚어본다. 다음은 김동연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

- 지난해 신약허가를 받은 항궤양제 놀텍이 최근 건보공단과의 약가협상 결과 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대이상의 약가를 받고 12월1일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향후 놀텍이 일양약품의 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 국내 첫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제제인 ‘놀텍’(성분 일라프라졸)의 보험약가가 1405원으로 확정됐다. 물론, 당초 목표로 했던 약가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기대감이 동시에 교차되는 약가 타결이였지만, 일양약품의 변화와 성장에 새로운 축이 될 것은 물론 항궤양제 시장의 판도변화가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앞으로의 성과에만 매진하고 있다.

또한, 기존 항궤양제 국산신약에 크게 웃도는 보험약가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은 ‘놀텍’ 그 자체의 약효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입증해 주는 부분이어서 제약업계의 큰 이슈가 되기 위한 계획을 진행중에 있다.

그동안 놀텍은 수많은 임상을 통해 약효 우수성을 입증 받았지만 특히, 미국임상에서 역류성식도염의 치료율은 기존 신약 및 대체약 중 최고의 효과를 자랑하고 있어 일양약품은 초단기간 내에 100억대 품목 성장과 관련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해 나갈 것이다.

-민감한 질문 하나 하겠다. 올 초 석면탤크 의약품으로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했다고 들었는데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항은?

▲지금에 와서 다시 말해 뭐 하지만, 석면탤크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 원료재사용을 허가해 준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지난 4월9일 판매금지 조치 이후, 일양은 자구책 마련에 돌입했으며 완제의약품에 대한 석면 불검출 시험과 안전성이 입증된 회수의약품 생산에 성공해 최대품목인 ‘하이트린’과 ‘디세텔’의 회생에 성공했다.

현재는 식약청 입회하에 엄정한 공정으로 석면분리 및 원료재생산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하이트린과 디세텔의 완제의약품 타정에 돌입할 것으로 본다.

특히, 10여개가 넘는 제약회사가 석면분리 후 재사용에 대한 신청을 하고 연구에 들어갔지만, 일양만 유일하게 입회신청서를 제출하고 진행하고 있어 일양약품의 R&D기술의 우위성을 또 한번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일선 관계자들이 평가하고 있다.

- 취임후 지금까지 경영성과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 무엇보다 30년 넘게 신약 개발에만 몰두해온 나로서는 항궤양치료제 놀텍의 출시는 새롭게 태어난 기분마저 들게 해줬다. 신약개발 삼매경에 빠져 통근 버스를 놓치기도 다반사였고 1149번째 물질이 합성에 성공해 지금의 ‘놀텍’이 출시 된 것은 돌아보면 정말 감개무량할 따름이다.

스위스의 노바티스가 긴장할 정도의 위력을 가진 차세대 백혈병 치료제 ‘IY5511’의 완벽할 만큼의 임상결과와 성공적으로 진행중에 있는 임상2상, 삼성서울병원과 숙명여대와 함께 차세대 BIO혁신신약을 위한 끊임없는 연구, 여기에 국가 백신주권 확보와 차원이 다른 백신공급을 위한 백신사업 진출은 지금의 일양이 아닌 앞으로의 일양을 위한 준비라고 말할 수 있다.

- 올해도 한달 밖에 남지 않았다. 올해 추진했던 사업 중 아쉬움이 남는 점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부분은?

▲ 임직원 모두 하나가 되어 잘 해주었고, 신약과 진행되고 있는 연구부분에서도 괄목할 만한 결과가 지속적으로 도출되고 있어 만족한 한 해라고 생각한다. 다만 작년부터 집중적으로 진행해온 유통재고축소 등 정도영업을 성실히 구현하고 있는 와중에 탤크사건이 발생한 것이 좀 아쉽게 생각되는 부분이다.

백신은 화학적 의약품이 아니라 생물학적 의약품의 새로운 도전이다. 내년에는 더욱 달라진 위상의 일양을 기대하고 있기에 아쉬움보다는 설렘과 자긍심이 더욱 드는 한 해였다.

-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규제 강화 등 제약업계에 악재가 많다. 내년도 제약업계를 어떻게 예상하는가?

▲ 먼저, 리베이트와 약가인하가 제약업계 전체를 힘들게 했다기 보다는 국내 순수 제약업체에만 큰 방충망을 씌워놓은 듯한 생각이 든다. 약제비적정화 방안의 근본취지가 국민건강과 재정안정이라면, 약가인하로 인해 국내제약사는 신약을 연구하는 곳이 점점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

리베이트 근절도 정도경영의 틀을 마련한 것은 좋으나, 정확한 규제지침과 제한이 어디까지 인지도 명확히 말해 주었으면 한다. 올 한해, 이러한 일들이 실제로 경영에 어려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상황은 어느 곳에서나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다만, 국내제약 육성을 위한 방안이 더욱 절실 해야한다는 것이 기업과 정부의 큰 숙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다행히, 제약업과 바이오산업은 상호 보완관계에서 비약적으로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당장 내년의 성과보다는 향후 전체적인 제약산업의 성장이 고루 이루어 질 것으로 생각된다.

- 국내 제약업계에 그동안 14개의 국산신약이 개발됐지만 상당수 제품이 시장경쟁력을 잃었다고 평가 받고 있다. 무엇이 문제라 생각하는가?

▲ 국가가 경쟁력 있는 신약 개발을 유도하기 위한 신약개발기반 구축사업이나, 우대 정책 등을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 산발적인 지원으로 쓸모없는 약품을 만드는데 쓰여지는 것이 아니라, 킬링시스템을 통한 철저한 검증으로 ‘되는 약’과 ‘인정받는 약’에 과감히 밀어주어야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 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만을 위한 카피약 전문 제약사의 전략으로 국내 제약시장은 발전성 저하와 함께 과다경쟁만 점점 치열해 지게 됐고, 특히나 신약은 약가 등재시 유사효능 약제 전체와 비교하지만 원료합성이나 개량신약의 경우 동일성분 약제 최고가 또는 가중 평균가와 비교하기 때문에 신약 급여등재에 있어 오히려 신약이 낮게 책정되어지는 모순점이 발생돼 그동안 국내사들이 신약개발에 주력하지 못한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했다.

정부는 한 알의 신약개발에 전략적 국책사업의 명목을 걸고 명확한 국가적 컨트롤 타워를 지정해서 제약산업 발전을 위한 확실한 리더쉽을 발휘해야 한다.

특히, 국내제약사의 터전을 넓히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선진제약업체들과 파트너쉽을 강화해 나가고, 국내 기업들의 장점을 국가가 브랜드화 해 글로벌 코리아의 역할을 이행해 줄 수 있도록 한다면 오히려 해외에서 더욱 알려진 신약이 국내에서 역으로 잘 팔릴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일양약품의 차세대 성장동력 및 비전은?

▲ 일라프라졸 개발 노하우로 이어 진 것이 차세대 백혈병 치료제 ‘IY5511’이다. 임상 1상을 완벽하게 마치고 다국적 임상2상을 진행 중에 있는데, 현재까지 결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뛰어나서 제품 출시 및 임상 3상 진입도 조속히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약 7여년을 연구해온 IY5511은 전세계 특허출원과 정부의 정책연구 지원금을 받고 임상진행 중이고 노바티스사의 글리벡에 비해 효능면에서 우수하게 나오고 있어 외국 치료제밖에 없는 국내 백혈병 시장에 신약주권의 기치를 세울 수 있는 신약으로 기대해도 좋다.

이밖에 백신사업 및 새로운 성장동력인 BIO 혁신신약 등의 핵심 미래가치 역량이 가시화될 수 있도록 R&D 부문의 최우선 투자와 글로벌 파트너 선정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또한, 해외사업부문을 더욱 확대해 해외매출이 국내매출을 뛰어 넘는 글로벌 기업체질 개선에 노력하는 동시에 위기 관리 경영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면서 영업과 관리구분 없이 경영전략을 수립해 유연성 있는 기업문화 창조와 안정화된 시스템이 갖추어진 제약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해 나갈 것이다.

- 연구자 출신의 CEO가 가지는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 업계에 아직까지는 영업마케팅 출신의 CEO가 대다수다. 국내 제약시장은 그동안 영업위주로 너무 치우쳐 있어 신약개발 등의 연구개발에 소홀한 부작용을 낳았다. 이런면에서 연구원 출신 CEO는 R&D에 대한 관심이 남다를 수 밖에 없고 실제 일양의 경우 제약사 R&D비중이 매출대비 4%대에 머무르는 것에 비해 9.4%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지금 준비중인 신약파이프라인과 백신공장 등으로 인해 내년에는 이 비중이 더 늘어날 것이다. 특히 연구개발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아이디어를 직접 제시하는 것에 유리한 점을 가지고 있어 R&D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유리하게 작용하는 면이 있다. 이는 연구원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도 확실한 목표제시와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에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성과를 낳고 있는 것 같다.

- 끝으로 일양약품의 입사를 희망하는 구직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딛는 모든 분들이 자신만의 패기와 소신있는 철학을 갖고 비전을 제시한다면 일양약품의 성공에 발걸음을 같이 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희망을 담을 줄 알고 어떠한 시련에도 전가하지 않는 책임을 통해 나 스스로에 만족해 나갈 수 있는 자라면 일양약품은 언제나 열려있으며, 그런 분들과 함께 일양약품의 성공 연결선을 잇는 중요한 자리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다.

◆'펀(fun)경영',직원과의 의사 소통 위한 키포인트

인터뷰를 위해 만나본 김동연 사장은 흔히 말하는 보수적인 제약업계의 CEO답지 않은 소탈함을 가진 열린 마음의 소유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CEO의 생각을 직원들이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직원들의 접촉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도 경영에 있어 기본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에서 나온 것이 바로 ‘펀(fun)’경영. 쉽게 말해 직원들과의 접촉하는 순기능을 경영에 접목시켜 일도 문화처럼, 놀이처럼 즐겨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일례로 올 상반기 김 사장은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사옥옥상을 통째로 호프-하우스(HOF-HOUSE)로 꾸며 전 임직원과 호프한잔을 하며 직원들과의 갭을 줄이기 위한 자리를 만들었다. 놀라운 사실은 김사장의 주량이 소주 반잔을 넘지 못한다는 것.

김사장은 “술을 거의 못하는 편이지만 부서별 단합대회나 여러 행사를 통해 임직원들과 자리를 하면서 업무 외적인 얘기들을 편안히 나누면서 위화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월1회 외부강사를 초청해 애사심과 직원 경쟁력을 고취시키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김 사장은 “교육 본연의 목적도 중요하지만 정작 교육후에는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면서 교육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와 CEO인 나의 생각 등을 상호 교환하면서 내근 및 현장직원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하고 있고 이는 경영을 함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김 사장은 취임후 축구, 등산, 농구, 볼링, 사진, 꽃꽂이 등 다양한 동호회 활동에 대한 지원을 통해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와 직장생활의 재미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 직원들의 참여도도 꽤 높은 편이다.

그는“내가 CEO로서 직원들을 도와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회사에 대한 막연한 명령형 목표제시보다 뚜렷한 비전을 제시해 직원들 스스로가 좋은 회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해 일에 재미를 붙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며 “신약개발 등을 통해 회사가 성장하고 지금보다 더 발전한다면 이에 대한 철저한 보상체계로 더 큰 재미를 주는 회사로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약 3시간이 넘는 인터뷰를 통해 그는 신약개발 연구성과에 대한 공을 같이한 연구자와 회사 임직원에게 돌리는 모습에서 소탈함과 함께 은은한 사람의 향수까지 느껴지는 CEO로 여겨졌다.

자신의 주량인 ‘소주 반잔’을 꼭 넘겨보겠다는 김동연 사장의 의지가 이루어지는 날. 조촐하게 소주 한잔하면서 마저 듣지 못한 그의 철학을 더 듣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 김동연 대표이사 프로필

- 학 력 -

69. 3. - 76. 2. 한양대학교 공대 화학공학과 졸업 (학사)

95. 3. - 97. 2. 아주대학교 대학원 화학공업학과 의약약학 졸업 (석사)

97. 3. - 02. 6. 아주대학교 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 의약화학 졸업(공학박사취득)

- 경 력-

76. 3. - 일양약품 중앙연구소 입사

92. 1. - 05. 12. 복지부 과학기술처 국책과제 총괄연구책임자

96. 11. 일양약품 중앙연구소 부소장

01. 1. 일양약품 중앙연구소 전무이사

04. 3. - 08. 3. 한국화학연구원 안전성평가연구소 자문위원

07. 12. 14. 중국FDA ‘일라프라졸’ 시판허가 취득

08. 2. 19 일양약품 부사장

08. 3. 25 일양약품 대표이사 부사장 취임

08. 6 식약청(KFDA) 백혈병치료제 ‘IY5511’임상 1,2상 동시승인

08. 10 식약청 제조품목허가 획득, 국내 14호 신약

08. 11 백혈병 치료제 IY5511 연구지원 과제선정

09. 5 ~(현재) 일양약품 대표이사 사장 취임

- 표창사항 -

2000. 11. 23 : 2000 대한민국기술대전 산업자원부 장관상 수상(산업자원부)

2000. 10. 4 : 특허기술상 세종대왕상 수상.(특허청)

2001. 2. 28 : 2000 대한민국 신약개발상 수상(보건복지부)

2003. 12. 4 : 2003 우수기술경진대회 장려상(보건복지부)

2005. 12. 8 : 보건의료기술진흥사업 우수연구자 장관상 수상(보건복지부)

2008. 12, 11 : 보건복지가족부 연구개발 우수연구자(보건복지가족부)

2009. 2. 26 : 대한민국 신약개발 대상 수상(한국신약개발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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