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포스코 등 싸늘한 반응...블록세일 방안 찾을 수도
하이닉스반도체의 주인 찾기가 다시 시작됐다. 이에 따라 어느 기업이 새로운 인수 후보로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효성이 인수의사를 철회한 지 2주일 만에 결정된 재매각 작업도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업계나 증권시장에서 LG그룹 등 여러 기업들이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해당 기업들은 "관심이 없다"며 무관심한 표정이다.
시장에서 점치는 가장 유력한 후보중 한 곳은 LG그룹이다. 반도체사업을 10년간 해본 경험이 있는 데다가 막대한 투자비를 감당할 여력을 갖췄다는 점 때문에 유력후보 명단에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하지만 LG그룹의 반응은 싸늘하다. LG전자 관계자는 "굳이 우리가 하이닉스를 인수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비메모리 분야도 설계를 우리가 하고 있고, 필요하면 다른 업체에 생산을 맡기는 방식(파운드리)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위주인 하이닉스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삼성전자 역시 독과점 규제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하이닉스 인수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막대한 투자 여력과 신사업 추진방침 때문에 대형 인수·합병(M&A) 때마다 '후보 1순위'로 꼽혀온 포스코도 '신중 모드'를 고수하기는 마찬가지다.
포스코는 신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철강 및 자원 유관 분야'로 한정한다는 내부 방침에 따라 M&A 시장에서 하이닉스가 아닌 다른 매물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오히려 해외자원개발 경험이 풍부한 대우인터내셔널이나 거대한 철강제품 수요처인 대우조선해양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현대차, SK, 롯데, 현대중공업 등 다른 유력 기업들도 "관심이 없다"는 반응이다.
이처럼 유력 후보군이 모두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하이닉스가 포스코나 KT처럼 경영권을 독점적으로 행사는 대주주가 없는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추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하이닉스 주주협의회측은 내년 1월 말까지 적당한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보유지분(28.07%) 가운데 일부를 `블록세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그런 분석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1차 매각을 추진할 당시의 효성처럼 전혀 뜻밖의 인수 후보가 출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M&A업계 관계자는 "M&A 속성상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면서 "내년쯤에나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채권단이 곧바로 재매각에 나선 것으로 볼 때 인수 가능성이 큰 후보가 존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