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지주, 외환은행 인수전 가세

입력 2009-11-20 10:03수정 2009-11-2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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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성 행장 "적극검토 직원들도 원해"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함에 따라 외환은행을 두고 국민은행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과 산은지주에서 두 은행의 M&A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민은행보다는 산은지주쪽이 외환은행과의 M&A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20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울IB 포럼에서 “홈베이스(국내 은행)부터 다져놓고 해외를 내다봐야 한다”며 “외환은행 등 국내외 은행들의 인수 가능성에 대해 오픈돼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민 회장이 해외은행들과의 M&A 발언만 해오다 외환은행을 포함한 국내은행과의 M&A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는 뜻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그동안 민 회장이 해외은행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발언을 계속 해왔던 것은 전략적인 것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융권 따르면 산은지주와 외환은행 내부에서도 양 기관과의 인수합병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지주 한 관계자는 “산은 내에서도 외환은행을 인수해야하는게 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산은이 부족한 국내 금융시장 기반을 확보하려면 외환은행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를 포함한 임직원들 내에서도 국민은행과의 합병보다 산업은행과의 합병을 반긴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은 지난 17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G20 한국리더쉽 컨퍼런스’ 행사에서 “외환은행 인수는 국민은행이 3년 전부터 추진해왔던 것으로 자신이 있다”며 “인수 자금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며 충분히 해결할 방안도 있어 본격적인 시기는 내년쯤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천명했다.

이에 외환은행 노조는 다음날 국민은행의 인수시도에 강력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외환은행 노조는 “KB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일방적인 흡수합병이 불가피하다”며 “외환은행이 지닌 외국환·해외영업 등 경쟁력의 원천인 조직과 정체성은 흔적도 없이 파괴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이 그동안 담당해온 산업부분 지원은 정책금융공사에 이전돼 국내 수신기반이 전무한 산업은행과 M&A가 성사되면 대규모 구조조정과 외환은행과의 정채성은 일부 유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외환은행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M&A가 이루어진다면 일방적으로 국민은행에 편입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도 산업은행과의 M&A가 오히려 나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민유성 회장의 이번 발언과 산은과 외환은행간의 분위기로 봐서는 두 은행간의 M&A가 더욱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국민은행도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해 앞으로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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