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D, 中 LCD 투자 '세종시'에 발목 잡히나?

입력 2009-11-1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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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쑤저우 · LGD 광저우시에 LCD생산라인 구축 계획 눈치보기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가 LCD시장 리더십 확대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중국LCD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투자가 정부의 '세종시 추진'과 연관되면서 발목을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지식경제부는 오후 3시 부터 과천 정부청사 다산실에서 '핵심기술 변경 LCD 제조기술 해외수출 검토' 등을 안건으로 하는 산업기술보호 실무위원회를 임채민 차관 주제로 개최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가 각각 중국 광저우시와 쑤저우시와 공동으로 8세대 및 7.5세대 LCD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는데, 이의 진행 가능 여부를 타진하는 것이다. 최근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는 각각 약 4조원과 2조6000억원의 중국 투자를 결정했다.

지경부는 앞서 지난 10월부터 세차례에 걸쳐 전문위원회를 열어 이에 대한 기술심사를 진행했다. 기술심사의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 LCD업체들의 중국내 생산라인 구축계획이 첨단기술 유출의 우려가 없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늘 개최될 실무위원회에서도 국내 LCD업체의 중국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최종 승인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산업기술보호위원회가 변수로 등장했다. 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산업기술보호위원회는 당연직으로 지경부외에도 과기부, 교과부 등에서도 위원들이 참여한다.

세종시 세일즈의 총대를 메고 있는 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세종시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히지 않고 중국투자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산업기술보호위원회는 국내 LCD업체의 중국 투자 관련 안건 심의를 위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생산라인에서의 양산을 2011년으로 잡고 있고, LG디스플레이도 2012년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어서 늦어도 올해 안에는 정부승인 나와야 라인건설에 들어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모두 몸을 바짝 낮춘 상태에서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총리의 승인을 얻어 내기 위해 최소한 세종시의 토지라도 수용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각각 탕정과 파주에 대규모 LCD생산라인을 갖고 있고, 이곳에 추가투자 계획을 내놓은 만큼 세종시에 별도의 투자를 진행할 필요성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글로벌 리더십 확대라는 차원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LCD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도 미룰 수는 없어, 이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세종시 투자 의사를 밝혀야 하는 형편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세종시 투자 제안을 받더라도 당장 그곳에 차세대 라인을 짓겠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장기적인 과점에서 부지를 확보해 놓는 것이라면 기업에서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운찬 총리는 지난 17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서 “세종시에 투자하는 기업들에게 토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세종시의 토지 가격은 3.3제곱미터당 220만원 수준으로 기업들이 이전하는데 부담이 된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신설 LCD 공장장을 내정하고, 삼성전자도 쑤저우 LCD신설 공장에 상무급 인사를 검토하는 등 중국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잰걸음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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