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오너들의 귀환' 관심

입력 2009-11-17 14:25수정 2009-11-1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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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사장 승진 · LG 구본준 부회장 LG전자 대표설 등

삼성전자, LG전자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여준 가운데, 연말ㆍ연초 인사를 앞두고 오너 경영체제가 재가동 될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전무의 승진을 통한 대표체제 가동설이 나오고, LG전자는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의 전자 대표설이 부상하고 있다.

▲LG상사 구본준 부회장
▲삼성전자 이재용 전무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번 인사에서 이재용 전무를 사장급 이상으로 전격 승진시켜 DS와 DMS 두 부문으로 나눠져 있는 삼성전자의 사업부문 중 하나를 책임지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유력시되던 이 전무의 부사장 승진과 함께 삼성LED 등 신설법인의 경영을 맡긴다는 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삼성의 후계구도를 이번 기회에 마무리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내부적으로 이재용 전무의 승계가 결정돼 있는 상황에서, 삼성LED 등 신설법인의 대표로 부임해 1년여 동안 경영성과를 검증하는 단계를 굳이 거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 우세했다는 풀이가 뒤 따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승계를 위한 법적 걸림돌이 해결된 지금이 오히려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승계를) 미루게 되면 1년 뒤에 또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용 전무는 올 초 인사에서 ‘승진연수를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고배를 마셨지만, 삼성전자는 대규모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한 세대교체로 소위 이재용 체제전환을 수순을 마련해 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준비는 끝났고 결정만 남았다는 것인데, 이번 인사 시기가 당초 12월에서 내년으로 연기될 것이라는 소문마저 나오면서 체제전환을 위한 진통이라는 해석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 관계자는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인사와 관련해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LG그룹 안팎에서는 LG의 이번 12월 인사를 통해 구본준 부회장이 LG상사에서 LG전자 대표이사로 이동할 것이란 설이 확산되고 있다.

LG전자가 글로벌 휴대폰 시장 3강, 글로벌 LCD TV시장 2강을 굳히고 있는 등 선전하고 있지만, 글로벌 톱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오너경영 체제로 복귀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오너의 책임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인데, 여기에 50대인 구본준 부회장의 LG전자 행으로 LG그룹내 세대교체가 촉진될 수 있다는 점도 차기 후계구도와 맞물리면서 증폭되고 있다.

LG전자 남용 부회장은 LG의 강유식, LG화학 김반석 부회장과 함께 LG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60대 사령탑이다.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를 책임지면서 입지가 강화되면 LG그룹의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더군다나 구본준 부회장이 1994년부터 1996년까지 LG전자에서 상무로 재직했고, 1998년에서 1999년까지 LG반도체 대표를 맡았었던 데 이어 1999년부터 2007년 초까지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대표를 역임하는 등 전자계열에 대한 이해가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LG전자 대표설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전자업체들이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부상한 배경으로 환율효과와 함께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과감한 투자결정과 같이 오너가 뿌려놓은 씨가 열매를 거둔 덕분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형 오너경영이 일본 등 해외에서 다시 주목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국내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한창수 수석연구원은 “현대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CEO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해지면서 한국의 오너경영체제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일본기업들이 한국에 역전당한 실마리를 찾으면서 오너경영체제의 장점이 부각됐다”면서 “최소한 이제는 국내에서도 오너체제가 경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평가는 나오지는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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