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충격 실시간 관리 vs 개인 투기판 조성
코스피200지수선물 야간시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뉴욕증시 충격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단이 생겼다는 긍정적인 시각과 개인 투기의 장이 조성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한다.
특히 현ㆍ선물간 차익거래가 불가능한 만큼 투기판으로 변질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코스피200선물 야간시장 16일 개장
한국거래소(KRX)는 16일 오전 부산 본사 종합홍보관에서 미국 CME(시카고상업거래소)그룹과 연계한 '코스피200선물 글로벌 시장' 개장식을 갖고 이날부터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날 개장식에는 이창호 한국거래소 이사장 직무대행, 길(Gill) 美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사장, 멜라메드(Melamed) CME그룹 명예회장, 배영길 부산행정부시장, 이현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 박상호 삼성선물 대표이사,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이사 등 내ㆍ외빈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창호 한국거래소 이사장 직무대행은 "코스피200선물 글로벌시장 개장은 24시간 위험관리 및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국내 금융투자회사의 경쟁력 제고의 계기와 우리 파생상품 시장의 글로벌화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푸핀더 길(Phupinder Gill) CME그룹 사장 역시 "CME연계 코스피200선물 글로벌시장 개장은 매우 뜻깊은 성과"라며 "이번 연계사업을 기반으로 앞으로 CME 그룹은 양 거래소의 상장상품에 대한 참여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한국거래소와 공동으로 연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코스피200선물 글로벌시장'은 정규거래를 마친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거래가 이뤄지며 매매체결은 CME그룹의 24시간 전자거래시스템인 글로벡스(Globex)가 담당하고 청산 및 결제는 한국거래소가 맡는다.
매매체결은 글로벡스에서 이뤄지지만 '코스피200선물 글로벌거래'는 한국법률과 한국거래소 규정이 적용되는 한국거래소의 장내 파생상품시장으로 시장감시와 감독도 정규시장과 동일하게 한국에서 관할권을 갖는다.
◆효율적 가격 형성 여부가 관건...HTS 규제 거래활성화 방해
일단 뉴욕시장 급락시 실시간 선물 헤지가 가능해진 만큼 위험 관리 차원에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국내투자자들이 해외시장 상황에 따라 야간에도 선물거래를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게 돼 효율적인 위험관리가 가능해진다"며 "또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투자자의 경우 낮시간에 코스피200선물을 거래할 수 있어 거래 편의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면 거래량 부족과 함께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섞인 시각이 적지 않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야간 시장에서는 원천적으로 차익거래가 불가능하다는 약점에서 시작한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원은 "익일 아침 시장을 미리 선행해서 매매 하는 것은 투기거래로 연결될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되기 전에는 기관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전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정규시장의 10% 남짓에 불과한 만큼 시장의 성공 여부를 꼭 거래량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며 "문제는 야간 시장 선물 가격이 정규 시장 시초가에 얼마나 충실히 반영되는가 하는 효율적인 가격 형성 여부"라고 분석했다.
또 "거래소가 제공하는 글로벌 HTS만 거래가 가능한 만큼 야간시장을 접근하는 통로가 제한적"이라며 "증권사 HTS에서 매매가 가능해야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용이해서 투자가 활성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거래 기회 확대와 함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도구가 생긴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중호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다만 야간 시장에서는 현물 거래가 없어서 현ㆍ선물 간 차익 거래가 불가능하고 따라서 투기 거래를 통해서만 시장의 유동성이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 연구원은 또 "거래량은 내년 중반쯤 장내 거래시장의 5% 정도가 될 것"이라며 "거래소 HTS로만 매매하는 규제가 풀린다면 거래는 보다 활발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