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주택보증 환급사업장 '눈독'

입력 2009-11-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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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급사업장 40개 달해...전문가 "한 번 실패한 곳 성공 불투명"

대한주택보증이 공매를 진행중인 환급사업장에 대한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지난 9월 말 신영이 경기 화성시 향남택지개발 1지구에 위치한 환급사업장을 인수한 후 최근 재분양에 성공하면서부터 나타난 움직임이다.

환급사업장이란 시행사나 시공사의 부도 등으로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하지 못해 분양사고가 일어난 사업장을 말한다. 분양보증자인 대한주택보증은 분양 계약자들에게 중도금을 되돌려주는 대신 해당 업체로부터 사업권을 인수해 공매 등의 절차를 거쳐 다른 건설사에 되파는 것이다.

▲신영이 지난달 30일 경기 화성시 향남지구 '향남지웰2차' 아파트 현장에 마련한 샘플하우스에 내집 마련 수요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한주택보증이 보유한 환급사업장은 총 40개로 조사됐다. 얼마 전 부도 한파를 맞은 현진에버빌의 사업장과 올초 퇴출 결정이 난 대주건설의 사업장이 모두 환급사업장에 포함돼 있다.

이중 17개 사업장이 매각절차를 마쳤거나 매각을 진행중이다. 향남지웰 2차도 17개 사업장중 하나로 지난 2006년 씨앤우방이 분양하고 시공을 하던 현장이었다. 씨앤우방이 지난해 말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공사가 중단됐다.

이 사업장은 신영이 인수해 재분양을 시도한 것이다. 올 상반기만 하더라도 업계에서는 리스크가 큰 환급사업장을 외면하는 편이었지만 신영이 향남지웰2차 재분양에 성공하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신영 관계자는 "재분양을 공식 발표하자 몇몇 건설사에서 환급사업장에 대해 문의를 해왔다"며 "수요자들도 심심치 않게 샘플하우스를 찾는 등 기대 이상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건설사들이 환급사업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향남지구 아파트만 해도 최초 공매가는 1043억원에 달했지만 최종 낙찰가는 이보다 25%가량 저렴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환급사업장은 특성상 커다란 순익을 남기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분양 열기가 살아나고 있어 미처 사업장을 확보하지 못한 중견건설사 위주로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현재 코오롱건설이나 제일건설 등이 환급사업장 매입에 적극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들 환급사업장 분양 결과에 우려스러운 의견을 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들 환급사업장은 이미 한 번의 이미지 실추를 겪은 데다 입지까지 안 좋아 분양 성공여부는 인수업체 노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 "그러나 대부분이 걱정스러운 결과를 예측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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