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가 주최하는 ‘제4회 미래에셋 퇴직연금 국제세미나’가 3일(화) 소공동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변화하는 퇴직연금과 기업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는 각국 전문가들이 미국, 일본 등 글로벌 퇴직연금트렌드를 살펴보고, 국내 현황과 비교해봄으로써 한국 퇴직연금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기업들의 대응안을 모색했다.
발표에 따르면 제도도입 4년을 맞은 국내 퇴직연금시장은 2009년 9월말 기준, 가입자수 148만명, 적립금 규모 9조 1047억원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빠른 고령화 속도를 고려 할 때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그러나 2010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하 근퇴법) 시행, 2010년 퇴직보험 폐지, 2011년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을 앞두고 있어 2010년 이후 큰 폭의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경희대 경영학부 성주호 교수는 “개정안은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제한, 개인형 퇴직연금제도(IRP) 도입, 신설사업장의 퇴직연금 자동가입제도 도입 등을 포함하고 있어, 개정안 통과시 퇴직연금시장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신세라 선임연구원은 “현재의 시장 성장속도와 제도 변화를 고려해 2020년의 퇴직연금시장을 전망한 결과, 2020년 적립금 규모는 현재보다 17배 증가한 149조원, 가입자수는 3배가량 증가한 470만명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한편, 글로벌 퇴직연금시장 주요 이슈는 DB형에서 DC형으로의 빠른 전환과 퇴직연금의 다양한 자산배분이었지만 국내 퇴직연금시장은 DB형과 원리금보장형상품에 편중되어 퇴직연금이 운영되고 있어 글로벌 트렌드와는 다소 상반된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오누어 엘잔 맥키지컨설팅 북미 투자총괄 파트너는 “기업과 근로자의 DC형 선호도 증가로 미국의DC형 가입 비율은 1980년 17%에서 2009년 66%로 증가했으며, 미국 은퇴자들의 은퇴 후 소득보장에 대한 관심 증가로 관련 자문서비스와 자산배분형펀드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특히 자산배분형 펀드는 미국DC형 유입자금비중의 71%를 차지한다” 고 전했다.
일본 퇴직연금시장 역시 DC형으로의 전환, 실적배당형상품을 이용한 자산배분 등 눈에 띄는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야마사키 슌스케 일본 기업연금연합회 조사역은 “도요타자동차와 NEC(일본전기) 등 일본 기업들이 재무부담을 최소화하고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DC형 전환 등 퇴직연금제도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노후소득보장에 불안함을 느끼며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일본 투자자들도 펀드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DC형 가입자의 43.2%가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퇴직연금시장은 여전히 DB형과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발표됐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퇴직연금은 가입자수와 적립금 규모 면에서 DB형 가입비중이 각각 64.9%와 64.3%였으며, 적립금운용 현황을 살펴본 결과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이 85%를 차지 특정상품에 치우친 운용현황을 보였다.
이 연구소 신세라 연구원은 “퇴직연금을 퇴직금의 연장선상이 아닌 노후소득보장시스템의 하나로 인식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저금리, 인플레이션, 장수리스크 등을 고려해 글로벌 퇴직연금시장의 변화에 주시하고, 국내 퇴직연금시장의 발전에 대해 모두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기업체 퇴직연금담당자, 근로자대표, 관련 기관 전문가 등 약 200여명이 참석해 퇴직연금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