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대실소망' 하기전에 '블루오션' 찾아라

입력 2009-11-0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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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돌풍을 일으키기에는 역부족 아니겠습니까?”

하나카드 분사를 두고 신용카드업계에서 하는 말이다.

당초 하나카드는 SK텔레콤과의 합작 투자형식으로 출발하려 했지만 양측이 지분 규모와 가격 등에 이견차이를 보임에 따라 결국 성사돼지 못한 채 쓸쓸히 출범했다.

하나카드가 SK텔레콤과 함께 출범하게 되면 그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측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소문난 집에 먹을 것 없는 모양세가 되버렸다.

이강태 하나카드 사장은 지난 2일 열린 출범식에서 “하나카드 설립시까지 추진해 오던 타 업종과의 컨버전스를 위한 조인트벤처 협상은 단독출범 후에도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오는 2014년까지 하나카드를 회원수 1000만명, 시장점유율 12% 이상의 국내 3대 카드사로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하나카드의 현재 시장점유율은 약 4%로 업계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카드사 분사 결정 때부터 SK텔레콤과의 합작을 고려한 만큼 독자적으로 시장점유율을 올릴 뚜렷한 방안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물론 하나카드가 SK텔레콤과 손을 잡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SK그룹이 운영 중인 OK캐시백, SK정유, 11번가 등 다양한 회원서비스가 하나카드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신용카드 업계에 줄 파급력은 엄청날 것이다.

하나카드가 출범시기를 늦추면서까지 SK텔레콤과 협상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 이유 또한 이런 파급효과를 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SK텔레콤과 제휴를 하지 않을 경우 하나카드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의 고객 정보와 영업망을 활용해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 무산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업계에서는 하나카드가 SK텔레콤과의 제휴에 목을 매다 하나카드의 경영권 등 실제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하고 단순한 제휴상태의 협력에만 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강태 사장의 말대로 국내 3개 카드사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협상에 목을 매고 있다가 대실소망(大失所望)하기 보다는 하나카드 독자적으로 ‘블루오션’을 찾아 새로운 영역을 넓혀 나가는 방법도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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