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올 3분기 실적 악화로 한숨짓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올 3분기에 704억8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5% 줄어든 667억 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국내 최대 정유업체인 SK에너지도 초라한 실적을 기록했다.
SK에너지는 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감소한 820억 원의 영업이익과 46% 감소한 252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아직 실적을 내놓지 않은 GS칼텍스나 현대오일뱅크도 3분기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유사들의 3분기 실적악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휘발유 가격 약세와 경유 수요 부진을 꼽고 있다.
원유를 정제하면 벙커C유 다음으로 많이 생산되는 것이 경유로, 전체 석유제품 생산량의 20%를 넘는다. 또 고도화 설비를 가동해 벙커C유를 경유로 만드는 물량까지 합치면 경유 판매량은 전체 석유제품 판매량의 30~40%에 이른다.
경유는 생산량이 많고 가격이 높아 정유사의 실적에서 기여도가 크다.
특히 올해는 경유의 정제 마진 악화가 정유사들의 실적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현재 두바이 원유와의 가격 차이를 보면 휘발유는 배럴당 2.93달러, 경유는 7.91달러였다.
휘발유 가격차이는 작년보다 약간 좁혀진 수준이지만 경유 가격 차는 무려 70% 가까이 축소된 것이다.
정유사들은 원유 가격과 원유를 정제해 내놓는 휘발유, 경유 등의 석유제품가격 간의 차이(마진)가 커야 실적이 오른다.
원유가격이 오르는데도 경기침체 등으로 석유제품값이 동반상승하지 못하면 정유사들의 마진이 줄어 그대로 실적악화로 이어진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경유는 수송용뿐만 아니라 산업용으로도 사용되는 연료라는 점에서 경기 사이클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4분기에는 동절기 수요 증가에 따른 마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