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금융위 국장 “저축은행업계 본연의 역할 충실”
김광수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은 29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금융환경 변화와 혁신경영'이라는 주제로 열린 저축은행 최고경영자 세미나에 참석한 자리에서 "서민금융회사인 저축은행 업계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소금융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서민금융 정책에 발맞춰 서민금융기관으로 노하우가 상당한 저축은행 업계도 일정부분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
그는 "저축은행 업계가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홍역을 치르면서 서민금융 지원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올 초 1조7000억원 규모의 PF 부실채권을 자산관리공사에 처분하면서 안정을 찾은 만큼 자영업자와 서민 등을 대상으로 한 소액신용대출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정부는 신용등급이 낮아 기존 금융기관 이용이 쉽지 않은 서민들의 금융지원을 담당할 미소금융재단 출범을 추진 중에 있다"며 "시중은행과 보험사, 기업 등에서 미소금융재단에 자금을 출연하면서 간접적으로 서민금융 확대에 일조하는 상황에서 저축은행 업계도 그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미소금융재단 설립을 위해 10년간 2조원의 기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현재 18개 은행에서 2015년까지 모두 2555억원을 출연하기로 했으며, 금융회사 퇴직자나 청년 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전국200~300개 지점에서 서민금융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김 국장은 이 외에도 저축은행의 업계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저축은행 업계가 부동산 PF와 같은 고위험·고수익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나치게 확대하다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만큼 리스크 부담이 적으면서도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저축은행 만의 '틈새시장'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
그는 "그동안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왔던 저축은행 업계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성장세가 둔화되는 등 수익원 고갈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위기를 기회로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의 신규 수익원 창출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국장은 저축은행 업계의 지나친 금리경쟁도 지적했다. 시중은행과 금리경쟁을 펼치며 예금수신에만 매달릴 경우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는데다 단기자금을 위주로 장기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자금운용에 제한이 따른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이 같은 영업방식은 상당히 소모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업계의 중장기적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 사업을 찾기 위해 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