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우리銀 재직시 CDOㆍCDS 투자 몰랐다"

입력 2009-10-23 13:56수정 2009-10-2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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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 손실 관련..투자지시 여부 강하게 부인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23일 우리은행장으로 재임할 당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 투자 손실과 관련해 "당시 IB사업단의 투자 집행 과정에서 CDO와 CDS 상품에 투자했는지 몰랐다"며 투자 지시 여부에 강하게 부정했다.

황영기 전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황 전 회장은 "우리은행장으로 재직 당시 IB사업단에 좀 더 선진적인 상품에 투자할 것과 AAA 등급에 투자할 것을 주문한 것은 사실이나 IB사업단이 CDO와 CDS에 투자를 집행했던 것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황 전 회장은 CDOㆍCDS 투자와 관련, "투자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지시한 적도 없다"면서 "IB사업단이 어떤 상품에 투자하는지는 실무에서 알아서 해야 하는 것"이라며 투자 지시 의혹에 거듭 부인했다.

황 전 회장의 이러한 답변에 당시 우리은행 IB사업단장으로 재직하던 홍대희 전 HMC투자증권 부사장도 "황 회장으로부터 당시 투자에 관한 직접적인 지시나 보고가 있지 않았다"며 "실무진이 투자에 관한 전결권을 갖고 있었다"며 황 회장 답변에 힘을 실어줬다.

황 전 회장은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CDO와 CDS가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어 2007년 하반기까지 이 상품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고 금융감독당국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당시 예금보험공사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역시 이와 관련한 별도의 조치를 취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문제 발생 시점이) 퇴임 이후라는 점도 조치할 상황이 못됐다고 고려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황 전 회장은 "금융당국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징계를 받은 이후 당국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은 적은 결코 없다"며 행정소송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언급해 소송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밖에 KB금융 회장 재임 시 우리은행의 영업 비밀이 넘어갔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퇴임 이후 고문으로 근무한 법무법인 세종과 관련해서는 "연봉이 1억원 정도이며 우리은행 CDOㆍCDS 투자에 자문했는지는 실무자가 아니어서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우리은행의 CDO 거래 상대방 중 하나인 메릴린치 국제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것과 관련해서는, "2007년 여름부터 2008년 초까지 회의에 2번 참석했고 세계적으로 7명 밖에 안 되는 전문 자문위원이자 세계 경제상황 전반에 대한 자문을 하는 자리인지라 실거래와 상관이 없고 별 문제도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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