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투데이] 달러 과매수 구간 진입..1180선 숨고르기

입력 2009-10-2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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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뉴욕증시가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부진한 경기지표를 압도하면서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달러화가 재차 약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에 지난 2거래일간 급등세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역내외 달러화 매수와 네고 출회 규모 감소로 2거래일째 급등 마감했다. 환율은 이달들어 처음으로 1190선에 진입, 단 이틀 만에 24원 이상 급등세를 연출했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 급등세를 주도하는 세력은 역외 참가자들이다. 이들이 달러를 적극적으로 사들이면서 역내 참가자들의 롱 심리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역외 달러화 매수 전환에 은행권도 숏커버에서 롱 플레이로 완전히 돌아서며 환율 급등에 불을 질렀다. 수출입 업체간 실수급도 수입업체 결제 수요가 달러화 강세 전환에 네고 물량을 압도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달러화 약세 기조가 최근 강세로 돌아선 가운데 뉴욕 금융시장 랠리를 국내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금융시장이 제대로 이어받지 못하며 부진한 것도 한 요인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역외 세력이 최근 서울환시에서 사들인 달러 규모가 작게는 55억 달러에서 많게는 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 1150선까지 레벨을 낮췄던 환율을 불과 1주일 만에 40원 가까이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10월 들어 지난 1일 1178원에서 14일 1164원까지 하락하는 보름 동안 평균 일중 변동 폭이 2.8원의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단 이틀 만에 지난달 말의 1190원대까지 되돌림 현상을 보이는 등 변동성이 극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역외 주도의 하락 분위기 속에서 그동안 몇몇 특정 레벨에서 경계감이 유지되면서 환율에 하방 경직성이 유지되는 모습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역외의 달러화 매수 전환에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그간 꾸준히 달러를 공급하며 외환시장내 환율 상승 압력을 저지하는 역할을 담당했던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전일 공급 규모를 줄이면서 상승 압력을 상쇄할 시장 참가자의 공백을 불러온 게 이를 단적으로 반증하고 있다.

하지만 역외시장 참가자들의 이 같은 움직임도 주말 거래일을 맞아 한 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가 뉴욕증시 반등에 따른 위험자산 수요 등으로 유로화 대비 하락했고 달러화 과매수 인식이 고개를 들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화 약세 및 실적 개선에 막판 반등에 성공한 뉴욕증시 영향에 내림세로 돌아서고 장중에도 주말 거래일을 맞아 역외의 숨고르기 및 업체간 포지션 정리 차원 매매로 제한된 흐름이 예상된다.

뉴욕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율도 뉴욕증시 상승 마감에 1180선 중반 부근으로 복귀했다는 소식 또한 개장전 환율의 하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뉴욕 NDF 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물 선물환율은 1184.50원에 거래를 마감,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20원 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NDF 종가는 전날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 1190.00원보다 5.70원 하락한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역외가 그동안 달러를 꾸준히 매수하며 단기간에 1150선까지 떨어졌던 환율을 40원이나 끌어올렸지만 이들 역시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다는 인식에 점차 차익 실현성 매도세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딜러는 "국내증시가 투자심리 냉각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로 조정 양상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 환율에 꾸준하게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면서도 "이날 환율 흐름은 단기 급등분을 되돌리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도 "국내 주식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잡아나가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되나, 이날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재차 약세로 돌아선 달러화 영향에 역내외 모두 롱 포지션 정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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