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뉴욕증시가 밤사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에 강보합세를 보였다는 소식과 더불어 역외 선물환율이 급등 마감한 영향으로 재차 1170선 복귀가 점쳐지고 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율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한 영향으로 1180원선 부근으로 급등했다.
원ㆍ달러 1개물 선물환율은 이날 117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05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NDF 종가는 전날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 1165.90원보다 13.05원 급등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국이 지속적으로 환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사이에 경계감을 조성해 거래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 속에 역외 참가자들이 재차 달러화 매수로 방향을 틀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역외의 달러화 포지션에 따라 오르내리는 양상을 보였다. 환율이 갭다운 출발했음에도 역외는 오전 중 오히려 매수 우위를 보이며 상승 압력을 제공하다가 오후들어 매도로 전환해 낙폭을 키웠다.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이 장후반 이뤄지지 않았더라면, 원ㆍ달러 환율은 1160선 안착을 넘어 재차 1150선 진입을 시도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하지만 전일 역외의 이 같은 포지션 전환은 밤사이 역외 선물환율 급등 마감 소식으로 재차 '매도'에서 '매수'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수출입 업체간 달러화 수급도 결제 수요가 네고 물량에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원화가 그동안 단기적으로 1150선까지 가치가 오르면서 강세를 보였던 흐름에서 벗어나 최근 진정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 또한 이날 NDF 환율 급등 여파와 맞물려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증시의 경우 전일 장중 변동성을 보인 끝에 코스피지수가 20일선을 회복하는데 성공했지만 미국과 중국 등 대부분 글로벌증시에 비해 상대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도 달러화 매도 심리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따라서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초반 역외 선물환 급등세를 반영해 1170선 후반에서 거래를 시작한 이후 높아진 국내증시 조정 압력으로 장 중 내내 상승 흐름을 연출, 수급 쏠림으로 인해 1180선까지도 도달할 수 있어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원ㆍ달러 환율이 최근 미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어닝시즌 실적 호조 영향에 꾸준히 하락세를 연출했지만 이날 역외 선물환율 급등 영향에 재차 급등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딜러는 "당국의 지속되는 개입 경계감도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화 매도 심리를 약화시켰고 최근의 환율 하락이 과도했다는 인식을 반영한 수입 업체들의 결제 수요도 이날 활발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판단했다.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도 "가파른 원화값 강세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경우 기업들의 채산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당국의 꾸준한 개입과 이를 의식한 달러화 매수 기조가 수면위로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글로벌 달러화 역시 약세 기조가 여전한 모습이나 최근 미세한 조정 국면을 맞이한 것 같다"며 "외환당국도 이에 주목해 달러화의 낙폭을 조절하는 수준에서 개입을 단행하고 추세를 거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