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통신 3사 합병, '양날의 칼' 극복할까?

입력 2009-10-16 13:59수정 2009-10-1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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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시장 고착화... 조직구성 잡음이 관건

LG통신 3사의 합병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통신업계 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만큼 이번 합병이 통신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동시에 후발주자격인 LG통신이 어느 정도 시너지를 나타낼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 짧은 기간 조직정비가 급선무

LG통신 3사 합병은 지난 6월 통합 출범한 KT-KTF나 이달 인터넷전화 부분 인수를 추진한 SK브로드밴드-네트웍스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합병을 추진하되, 당초 데이콤과 파워콤 2사가 대상이 됐던 상황에서 LG텔레콤이 가세한 것이다. 얼핏 보면 통신시장 시너지를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통신시장의 경쟁력에 한계를 드러내며 고육지책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LG통신 3사에서 예정된 통합 출범은 내년 1월, 주기상으로 3개월도 남지 않은 시간이다. 이 기간에 조직구성이나 주주총회 등을 거쳐야 하는 강행군의 연속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합병에 대한 잡음은 변수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우선 3사의 조직정비가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데이콤-파워콤 합병만해도 파워콤 영업직의 대다수가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된 마당에 3사 합병은 이를 더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

특히 각 3사에서 규정인원이 채워진 부서의 경우 합병으로 인한 인사조치가 불가피해진다는 점에서 3개월 남짓한 시간에 조직을 어떻게 추스르느냐가 관건이다.

대표 수장에 대한 거취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말에 임원급 인사가 예정돼 있는 상황이지만 통합 LG텔레콤을 이끌어갈 적임자를 물색하는데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기존 3사 대표 중 한명이 될 가능성도 있지만, 새로 통합 출범하는 만큼 외부 인사 영입에 대한 물밑작업도 이뤄질 전망이다.

◆단기적 효과보다 장기적 관점의 통합

그렇다면 LG통신 3사의 통합 시너지는 얼마나 될까. 표면적인 수치를 보면 통합 LG텔레콤은 자산 7조8818억, 매출액 7조7190억, 영업이익 6850억, 가입자 1360만명, 종업원 4000여명의 종합 유ㆍ무선통신사로 거듭난다.

경쟁중인 SK텔레콤이나 KT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통신시장에서 3강 체계를 구축하는데 손색이 없다.

이를 바탕으로 운영상 불필요한 예산 낭비와 중복투자 방지 등이 향후 기대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합 LG텔레콤이 당장에 시너지를 얻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노출되고 있다. 아직까지 경쟁사를 제압할 만한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했고, 합병 후에도 조직정비, 신사업 발굴 등에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합병은 단기적 성과를 내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며, 경쟁력을 갖춘 신사업을 얼마나 빨리 시장에 내놓을지가 향후 합병 시너지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의 2000개에 달하는 전속유통망을 결합판매 기능을 추가한 복합매장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대형 복합대리점과 직영점 기능을 강화해 컨버전스 서비스 유통채널로 활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통신시장 고착화, 과열경쟁 불가피

업계에서 바라보는 통합 LG텔레콤은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양날의 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통합 KT를 바라보던 시각과 다르다는 점에서, 과연 통합 LG텔레콤이 통신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문제다.

KT가 KTF와 합병을 공식 선언했던 올해 2월에는 경쟁사인 SKT, LGT에서 과민반응을 보일 정도로 반대해 왔다. 통신시장의 불균형을 초래 할 수 있다는 경각심 때문이다.

이에 반해 현재 LG통신 3사에 대해서는 경쟁사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합병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규모만 커졌을 뿐 기존 통신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비중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하지만 합병 후 통신시장의 과열경쟁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동안 후발주자였던 LG텔레콤, 파워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앞으로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LG통신 3사 합병이 당장 통신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KT의 경우도 합병 후 아직까지 예상했던 성과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다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 할 경우 통신시장의 과열경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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