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코스피시장이 이틀째 올라 1650선을 회복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4일)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은 인텔과 JP모간체이스를 앞세워 다우지수가 1년 만에 1만선을 탈환하는 등 주요지수가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예상보다 양호하게 발표된 9월 소매판매 지표도 투자심리를 북돋았다. 9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1.5% 감소했지만 예상치(-2.1%)보다는 작았고, 변동성이 큰 자동차 판매를 제외한 소매판매의 경우도 예상보다 높은 0.5% 증가세로 확인되며 호재로 작용했다.
1661.69p(0.76%)로 상승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1670선에 오르기도 했으나 전일 인텔효과를 선반영했다는 인식과 함께 개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점차 상승탄력이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9.90p(0.60%) 오른 1658.99p로 마감, 아쉽게도 20일선 회복에는 실패했다.
다우지수 1만선 돌파에 고무된 외국인이 5467억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447억원, 1415억원 순매도로 맞섰다.
KSP200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4275계약 매수우위를 보인 가운데,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1224억원) 위주로 853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위험자산 선호심리 강화에 따른 글로벌 달러 약세 영향으로 환율은 사흘째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9.70원 급락한 1155.10원으로 마감했다.
미국발 훈풍에 아시아 증시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으나 전일 하락했던 일본을 제외하고는 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상승폭이 미약했다.
전일 하락했던 닛케이지수가 1.77% 급등한 것을 비롯해 상해종합지수(0.31%), 가권지수(0.19%), 항셍지수(0.51%), 싱가포르지수(0.14%) 등이 오름세를 탔다.
'포스코'효과 철강株 강세..윈도7 출시 앞두고 관련주↓
연일 추락하는 환율이 수출주들의 매수심리를 위축시킨 가운데, POSCO(3.69%)가 낙관적인 4분기 영업실적 전망을 발판삼아 이틀째 급등하면서 철강업종 테마를 이끌었다.
'포스코'효과로 문배철강이 8.49% 치솟은 것을 비롯해 NI스틸(5.51%), 현대하이스코(4.25%), 동국제강(3.13%), 현대제철(3.06%), BNG스틸(2.78%), 대한제강(3.68%), 포스코강판(2.76%), 동부제철(2.04%), 고려아연(0.76%) 등의 철강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연출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현대차(-1.41%)와 기아차(-3.65%), LG전자(-0.43%), 하이닉스(-1.20%) 등의 대표 수출주들은 경계매물에 시달렸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철강금속(3.18%)과 기계(1.63%), 음식료(1.37%), 은행(1.12%) 등이 올랐고, 의료정밀(-2.23%)과 섬유의복(-0.85%), 유통(-0.39%), 건설(-0.29%) 등은 부진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삼성전자(0.78%)와 한국전력(0.72%), 현대모비스(1.60%), 현대중공업(1.97%) 등이 올랐고 JP모간체이스의 호실적 덕에 KB금융(0.99%)과 신한지주(1.37%), 우리금융(2.19%) 등의 은행주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그밖에 두산인프라코어(6.48%), 코리안리(5.68%), 두산(5.12%), CJ제일제당(4.56%), 현대하이스코(4.25%), STX팬오션(4.00%), 오리온(3.84%), 대한전선(3.74%) 등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코스닥시장은 개인(-206억원)의 매도공세에 0.31% 하락했다.
윈도7 출시 예정일(22일)이 다가오면서 모멘텀이 소멸돼가는 윈도7 관련주들이 줄줄이 급락했다. 제이엠아이와 제이씨현, 유니텍전자, 피씨디렉트가 가격제한폭까지 밀린 것을 비롯해 다우데이타(-7.61%) 등이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의 연일 하락으로 환전 부담을 덜게된 여행주들에 매기가 몰리면서 하나투어(1.72%), 모두투어(4.91%), 자유투어(4.17%) 등의 여행주들이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서울반도체(-0.46%)와 셀트리온(-1.30%), SK브로드밴드(-0.38%), 메가스터디(-0.09%) 등 시가총액 최상위주들이 일제히 하락하며 지수를 압박한 가운데, 태웅(2.59%)과 CJ오쇼핑(1.24%), 태광(1.42%), 성광벤드(2.39%), 다음(0.73%), 코미팜(0.60%) 등이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깜짝실적과 배당, 향후 자사주 취득기대감에 장중 13% 가량 급등했던 국내상장 중국기업 차이나그레이트는 5.00% 상승세로 마감했다.
발목 잡는 환율, 하락속도 지나치다
인텔효과를 전일 선반영한 측면이 있지만, 은행업종 실적발표 1번타자로 나선 JP모간체이스가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내놓으며 새로운 호재를 안겼음에도 국내증시는 상승분을 큰폭 반납하며 마감했다.
포스코와 주요 은행주들이 이날 증시를 떠받치지 않았더라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코스닥지수처럼 약세를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환율이 투자자들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역사상 신고가를 경신하며 국내증시의 상승을 주도해온 주요 수출주들에게 수출경쟁력과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원/달러 환율의 급락은 아무래도 성가실 수밖에 없다.
환율 하락초기에는 환차익을 겨냥한 외국인의 신규매수를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지금처럼 바닥권에 거의 근접했다는 공감대가 어느정도 형성된 상태에서 추가로 환율이 떨어질 경우 외국인도 원화 주식에 베팅하기 어렵다.
기대 환차익이 낮아지면서 오히려 환차익을 거두기 위해 차익실현에 나서는 외국인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
외국인들이 최근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만 과거처럼 줄기차게 매수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최근 외국인들은 특정업종을 일관되게 매수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모멘텀 플레이를 펼치는 경향이 있어 외국인 투자가들이 '바이 코리아'를 재개한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물론 모든 재료에 양면성이 있듯이 원/달러 환율의 하락이 악재만은 아니다. 원자재를 수입하는 기업이나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에는 원화강세가 큰 도움이 된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속도가 가파르고, 시장이 예상하는 임계치를 넘어서면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엔화대비 원화의 하락 속도가 급해 일본과 해외시장에서 경합을 벌이는 IT, 자동차 기업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국내증시는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수출기업들의 증시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원화강세가 이슈화될 경우 시총상위주들의 하락과 함께 코스피지수의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
최근 약달러는 위험자산 선호심리와 연결되어 글로벌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회복 기대를 반영해 국제유가가 1년래 최고치를 경신한 점도 긍정적이다.
뉴욕증시가 순항하는 이상 환율이 당장 큰 문제가 되지는 않겠으나, 다우지수가 1만포인트에 안착하지 못하고 뉴욕증시가 흔들릴 경우 국내증시는 더 불안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
갈 곳 없는 유동성이 떠받치는 글로벌 증시의 상승랠리에 순응하되, 주말을 앞두고 종목별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시기이므로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면서 상승추세가 뚜렷한 외국인 선호주, 실적주들에 집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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