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업계, '17조원' 규모 오토파이낸싱 시장 잡아라

입력 2009-10-1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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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독주에 아주캐피탈, 우리파이낸셜 도전장

최근 자동차 내수의 안정적 성장 및 자동차 가격의 상승, 중고차 시장의 빠른 확대, 그리고 여신금융업계의 펀딩능력 개선 등으로 국내 여전사들의 오토파이낸싱 시장 선점을 위한 작업이 점차 분주해지고 있다.

이는 여전사 입장에서 무엇보다 오토파이낸싱 시장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 지난해 캐피탈업계의 신규 취급액 가운데 오토파이낸싱은 무려 7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 여전사들이 이 시장을 간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15일 여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15조3000억원을 기록했던 오토파이낸싱 시장이 올들어 불황 여파로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오는 2010년까지 무려 17조원으로 전년 대비 2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자산 구조조정 및 펀딩 어려움 등으로 여전사들이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못했지만 현재 마켓 리더인 현대캐피탈은 위기 이후 시장점유율이 더 높아지고 이익도 늘어나는 등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했다.

업계 1위 현대캐피탈을 비롯해 오토파이낸싱에 주력하는 나머지 여전사 역시 금융시장 환경이 개선되면서, 그동안 자산 구조조정을 마무리 짓고 외형 확대 사이클로 진입하려는 상황이다.

특히, 중소형 여전사들은 신차 파이낸싱에 비해 높은 성장성을 보유하고 있는 중고차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HMC투자증권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거래 시장은 차량 기준으로 볼 때, 신차 시장보다도 큰 연 170~180만대 규모인 것으로 추정됐다.

물론, 신차에 비해 가격이 낮기 때문에 금액 기준으로는 신차 시장의 절반 정도인 13조원 내외로 이 증권사는 추산했지만 현재 약 10년 정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은 절대 무시할 수는 없는 규모라고 판단했다.

한국신용평가의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국내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의 경우 현재 캡티브 마켓이 존재하지 않아 중소형 여전사의 약점이 없는 무대라는 점을 업계가 서서히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특히, 오토리스 부문 중고차 시장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성장성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이는 신차 부문의 장기 성장성이 떨어지는 측면을 커버해 주는 수익원으로의 부상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한신정평가의 또 다른 연구원도 "중고차 파이낸싱은 신차에 비해 취급 단가가 건당 1000만원 이하로 대부분 낮아 소

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지 않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중고차 파이낸싱 금리는 실제 대손율에 비해 높게 형성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카드사 현금서비스 금리가 연 20%대 후반에 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고차 시장은 특성상 신차 메이커와 큰 연관성이 없다는 점에서 시장 지배자의 우위가 낮은 편이고 이 같은 중고차 파이낸싱 시장 특성과 맞물려 최근 여전사들은 중고차 파이낸싱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오토파이낸싱 시장의 이 같은 장밋빛 성장 전망에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성을 갖춘 업체들로는 아주캐피탈과 우리파이낸셜이 현재 업계 전문가들사이에서 지목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오토파이낸싱 시장 점유율은 2009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각각 5.0%, 3.5%로 낮은

수준이나 이들 2개사의 2009년 상반기 신규 취급액에서 오토파이낸싱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6%, 47%로 높다.

아주캐피탈의 경우 과거 과도한 성장의 후유증으로, 금융위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았지만 최근 신규 연체액 증가세가 둔화되고 펀딩 비용의 안정 및 부채 감축으로 수익성 개선 및 신규 취급액 증가로 금융위기 여파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다.

게다가 최근 계열사인 아주캐피탈의 GM대우차 판매권 인수로 현대캐피탈과 같은 규모에는 못 미치나 나름의 캡티브 마켓을 보유하게 되면서 오토파이낸싱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아주캐피탈은 새로 판권을 획득한 삼화모터스(경기 북부), 대한모터스(경남, 부산)등과도 제휴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주캐피탈측은 이번 GM대우의 판권변화와 관련하여 2010년 신규취급액 증가분이 3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 부분과 관련한 세전이익으로 약 80억원 내외로 추정중이다.

우리파이낸셜 역시 오토파이낸셜 업계의 성장 기업으로 부상하며 향후 실적 개선과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의 복병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는 우리은행을 계열사로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인 크레딧 라인이 돋보이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상대적으로 이점이 있고 확실한 대주주로 인해(신용등급이 우수) 여타 여전사들과 달리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강점이다.

최근 신용등급이 같은 아주캐피탈이 지난 8월에 발행한 2년 만기 채권 발행금리는 7.4%였던 반면, 우리파이낸셜이 같은 기간 발행한 2년 만기 채권의 발행금리는 6.1%로 확인되면서 펀딩에서의 우위는 업계에 확인시킨 바 있다.

구경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과의 연계 영업으로 인해 신규영업의 증가율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함께 개선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구 연구원은 "우리파이낸셜은 현재 오토파이낸스 부문은 우리은행의 70만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오토리스 부문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ROA가 3%대로 비교적 높은 편이라 낮은 가격을 무기로 고객을 넓힌다는 전략을 구상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구 연구원은 "개인 할부금융도 은행의 카드와 연계할 수 있다"며 "은행 카드와 연계한다는 것은, 고객으로 하여금 우리카드로 차를 구매하게 하는 대신 은행의 카드수수료율 중 일부를 금리를 낮추는데 사용하는 것으로 이 또한 자동차를 본사에서 직접 사오기 때문에 고객들에 추가적인 금리 할인 요인으로 어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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