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협상 주도권 상실 우려...소비자 가격 부담 상승 가능성 배재 못해
국내 스마트폰 운영체제(OS)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해외에서 심비안(노키아), 림(블랙베리), 안드로이드(구글)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국내 오피스 소프트웨어(SW) 시장과 OS시장이 지나친 MS 편중으로 인해 가격 협상의 주도권을 내준 전례가 또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에서 출시한 T*옴니아, 멀티터치 1ㆍ2, 울트라메시징 1ㆍ2를 비롯해 오는 10월말 출시 예정인 T*옴니아2와 옴니아팝 등 모든 스마트폰이 윈도우모바일 6.1을 장착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윈도우모바일을 제외한 다른 OS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은 없는 상태다.
반면 해외에서는 일일이 손에 꼽기가 힘들 정도로 다양한 OS의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 8월 유럽시장에 심비안을 탑재한 SGH-D720·D730을 선보인 이래로, 최근에는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갤럭시폰과 리눅스를 탑재한 리모폰(360H1)을 해외에 출시했다.
LG전자는 지난 2월 출시한 첫 스마트폰인 인사이트가 윈도우모바일 6.1을 장착했으며 올 연말 윈도우모바일 6.5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역시 윈도우모바일 이외의 다른 OS는 고려치 않고 있다.
이에 반해 해외에서는 지난 2007년 4월 유럽에서 심비안을 탑재한 ‘조이’가 출시된 바 있다. 올 연말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특화된 안드로이드폰 ‘LG GW620’을 발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12월 블랙베리(볼드)를 도입했지만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1만대가 채 안되는 판매고로 울상을 짓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해외에서는 이 같은 ‘MS 윈도우모바일’ 편중 현상을 찾아보기 힘들다. 올해 3월 기준 전세계 스마트폰 OS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심비안이 47.1%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림(19.5%)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갖추고 있는 MS의 점유율은 12.4%로 3위에 그쳤다. 이밖에 맥OS X(10.7%), 리눅스(8.4%) 등이 포진해있다.
국내와 해외의 상반된 현상에 대해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국내 PC가 대부분 윈도우OS 이다보니, 휴대폰 사용자들도 MS의 윈도우모바일을 선호하는 것 같다”며 “휴대폰 사용자들은 한번 익숙해진 사용자화면(UI)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SW업체 관계자는 “몇년전 국내 공공기관과 정부기관이 MS와 오피스, OS 라이센싱 재계약 협상을 벌일 때 일방적으로 주도권을 내준 전례가 있다”며 “국내 시장이 ‘MS 일변도’여서 따른 대안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적정 수준 이상의 가격부담을 지울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권까지 제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