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현금서비스 금리 인하 논란

입력 2009-10-1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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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유도 방침에 카드업계 '난색'

한동안 잠잠했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금리에 대해 금융당국과 정부가 인하하라는 압박을 가하면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조달 금리와 비교해 너무 높은 현금서비스 금리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가져올 현금서비스 금리와 가맹점 수수료 상한제 도입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 카드사들은 조금이라도 수수료를 낮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이제는 현금서비스 금리 낮춰야”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5개 전업카드사의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25.41∼27.71%, 15개 카드겸영 은행은 24.26∼29.5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카드사의 연체율과 자금조달 비용 하락, 부수업무 확대 추진 등을 고려할 때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금리를 낮출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2003년 말 28.3%에 달하던 전업 카드사의 연체율은 2005년 말 10.1%, 2007년 말 3.8%, 올해 6월 말에는 3.1%로 급락했다.

그만큼 연체로 인해 대손처리해야 하는 금액이 줄어든 것으로 금융당국은 판단했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연체율과 조달금리가 낮아진 만큼 현금서비스 금리를 낮출 여력이 생겼지만, 카드사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자율적인 금리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카드사들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대형 가맹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중소 가맹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에 상한선을 두는 내용으로 제도 개선도 추진 중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상한선을 2.5~2.9% 수준에서 검토하고 있고 연매출액 1억원 미만인 중소 가맹점에만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회도 오는 13일로 예정된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때 장형덕 여신금융협회장과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현금서비스 금리인하를 강도 높게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 “금리 인하하면 고객들 타격”

카드업계는 금융당국의 금리인하 요구를 외면할 수 없겠지만 무리하게 금리를 인하하면 서민 고객들에게 타격이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올 상반기 순이익과 현금서비스 수수료 수입도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마당에 현금서비스 금리와 중소가맹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상한제가 비슷한 시기에 시작되면 카드사들이 받는 타격이 클 것이라는 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현금수수료 금리를 낮추더라도 카드사들 수익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중소가맹점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시점과 현금수수료 금리 인하는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강력한 금리인하 요구에 결국 신용카드사들은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미 금융당국과 카드사 실무진들이 인하를 위한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카드사들은 현금서비스 금리를 낮추게 되면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돼 신용관리를 강화할 수밖에 없어 그 피해는 서민고객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한 관계자는 “현금서비스 금리를 낮추면 카드사들은 저신용자에 대한 회원 신용도 심사를 더욱 강화게 된다”며 “무리한 금리인하는 결국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저신용자들이 사금융과 같은 대부업체를 찾게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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