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가산금리 3%p 육박..대출자 '허리 휜다'

시중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 적용하는 가산금리가 지난 2007년 이후 급등세를 보여 3%포인트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대출자 이자부담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90% 이상이 변동금리형으로 운영되고 이에 가산되는 금리가 치솟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 본격화로 대출자들이 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태열 한나라당 의원에 체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2.97%로 지난 2007년 평균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신규대출 기준 가산금리는 지난 2007년 평균 1.18%에서 금융위기가 본격화됐던 지난해 4분기 1.83%로 급격히 상승했고 올해 3월부터는 2.8~2.9%대의 고공 행진을 보이고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역시 같은 기간 5.16%에서 작년 3분기 5.69%로 높아졌다가 국제 금융위기에 대응한 한국은행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영향으로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2.4%대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2007년 6.34%에서 작년 4분기 7.27%로 높아졌다가 올해 6월에는 5.25%까지 낮아졌다. 이후 CD금리와 가산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8월에 5.45%로 상승했다.

문제는 작년 3분기 이후 CD 금리가 3% 이상 낮아졌지만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공격적으로 높이면서 실질적인 주택담보대출 금리인하 폭은 1%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허태열 의원에 따르면 올해 8월에 2억원의 주택대출을 받은 고객이 1년간 지불해야 하는 가산 금리는 연간 576만원으로 지난 2007년에 대출받은 고객이 내는 가산 금리 236만원보다 무려 340만원이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허 의원은 "신규 대출을 받을 때 정해지는 가산금리는 대출계약을 다시 체결하지 않는 한 계약기간 내내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출 계약이 통상 20년 안팎임을 가정할 경우 올해 주택대출을 받았다는 이유로 대출자들은 수천만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올해 2월 말 이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계좌가 13만3000개 순증하고 대출잔액 역시 22조6000억원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대출 고객이 과도한 수준의 가산금리를 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허 의원은 "현재 금융조달 비용이 외부환경요소에 의해 높아졌다고 하지만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있는 현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가산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대출자들에게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이는 은행이 수익확보를 위해 스스로 책정한 마진과 비용을 올린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