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투데이] 아시아 각국의 환율 방어 전쟁

입력 2009-10-0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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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에 대한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원화의 절상 속도가 가파른 가운데 외환당국의 시장 참여에 대한 강한 경계감이 연일 계속되고 있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최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해 달러화 약세 기조 정착에 따른 자국 통화의 가파른 절상을 막기 위한 환율 방어전에 일제히 돌입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아시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자국의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제히 달러 사재기에 나서며 환율 관리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물론, WSJ는 이러한 움직임이 해당 금융당국으로부터 나온 게 아닌 통화 트레이더들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하나 아시아 일부 국가들의 통화가 달러 대비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통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단적인 예로 서울 외환시장의 경우 달러당 원화값이 1170원 선에서 당국의 강한 개입 경계로 인해 최근 급격한 하락세가 제동이 걸린 상황이고 시장은 당국이 원화가치 상승을 막고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는 분위기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히로히사 일본 신임 재무상이 최근 환율변동이 심해지면 개입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쏟아내며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중국도 최근 1년간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82~6.83위안에서 사실상 고정시킨 상황이다. 2005년 고정환율제에서 관리형 변동환율제로 돌아선 이후 3년간 위안화는 21% 가까이 절상됐지만 최근의 달러화 급락에 절상 움직임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 밖에 태국의 경우 중앙은행의 강력한 개입으로 지난 석 달간 바트화 상승률이 달러화 대비 1.8%에 머무르는 모습이고 싱가포르 및 필리핀 등이 당국의 달러화 매수 개입으로 인해 가파른 절상 기조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화에 대한 가치 하락이 두드러진 가운데 자칫 약달러 기조를 방치할 경우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외환보유액 자산 가치의 손실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도 1160원대 후반에서 '갭다운' 출발 이후 당국의 시장참여에 대한 강한 경계감 및 그에 따른 은행권의 숏커버가 등장하면서 1170원 선을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지속된 역외의 달러화 매도 및 수출업체의 네고물량 출회 영향력이 원ㆍ달러 환율에 하락 압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국의 개입 경계감은 지속될 공산이 크다는 판단이 현재로서는 지배적이다.

따라서 8일 원ㆍ달러 환율 역시 당국의 힘으로 1170원대를 힘겹게 지켜내고 있으나 전반적인 달러 약세와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재개 등으로 지지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원ㆍ달러 환율이 아래쪽은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 위쪽은 네고 물량으로 제한된 흐름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되나 달러화 약세가 워낙 추세적인지라 하락 압력이 여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도 "밤사이 글로벌 달러화가 혼조를 보인 가운데 대내적으로도 뉴욕증시 보합 마감으로 인한 국내증시의 방향성 탐색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1170선 현 레벨 부근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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