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시설공단이 최근 5년간 설계변경으로 8조5000억원의 사업비를 낭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국회 국토해양위 유정복(한나라당/경기 김포)의원은 철도시설공단 국정감사에서 공단이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총 184회의 설계변경을 통해 8조5518억원의 사업비를 증액했다고 지적했다.
설계변경 최다 횟수 사례를 보면 덕소~원주 복선전철은 1993년 착공후 현재까지 13회 설계변경을 거치며 최초낙찰금액 1조4593억에서 1조9791억원으로 5197억원 늘어났다. 순천~여수 복선전철사업은 1년에 거의 2번씩 설계변경해 현재까지 13회 설계변경을 거치며 최초낙찰금액 5303억 규모에서 7175억으로 1872억원의 추가 공사비가 증가했다.
특히 설계변경으로 공사비용 최고증가율 사례를 보면 경부고속철도 2단계 공사로 2002년 착공 후 현재까지 총 12회 설계변경을 거치며 당초 5조6981억인 낙찰금액이 7조516억원으로 늘어나 1조8180억원의 추가 공사비가 지출됐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는 국토해양부 산하기관 전체설계변경 금액의 12.4%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철도사업의 설계변경 문제점을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 의원은 설계변경이 발생하는 이유로 "치밀한 사전 검토없이 국책사업들이 기획되고 있고, 일부 대형 국책사업이 지역개발을 염두에 둔 정치논리로 추진되면서 벌어진 것"이라며 "설계단계에서 현장여건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데다 시공사의 공사비 부풀리기가 만연해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적정한 설계용역비와 설계용역 기간을 확보하고 설계변경이 남발되지 않도록 국책사업을 관리하는 기구를 만들어 사업 초기단계부터 경제성과 타당성을 엄밀하게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