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이머징시장간 상승폭 차별화 ‘일시적 현상’ 가능성 높아
상반기에는 이머징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인 반면, 하반기 들어서는 선진국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등 양 시장간 상승폭 차별화가 관찰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차별화는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고려해 펀드투자자들은 중복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 및 러시아, 인도 등 브릭스 국가들이 여타 국가들 대비 높은 상승세를 보인 반면 프랑스와 영국 주식시장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하반기 들어서는 이머징 주식시장은 국가간 수익률 차별화가 진행된 반면 프랑스와 영국 주식시장에서는 강세가 관찰됐다.
조한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들어 선진국과 이머징 주식시장이 등락폭에서 차별화를 보인 가장 큰 이유는 경기회복 속도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기회복이 빨랐던 이머징 주식시장이 상반기에 상승폭이 컸고, 뒤이어 선진국 주식시장도 상승대열에 동참하면서 선진국과 이머징 주식시장은 하반기 들어 동반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반기 들어 이머징 시장에서는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반면, 경기회복 속도가 느린 선진국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출구전략에 대한 부담이 작았던 점도 선진국 주식시장의 상대적 강세에 일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 같은 선진시장과 이머징시장의 상승폭 차별화는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두 시장간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
조 연구원은 "IT 버블 이후인 1999~2000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위기를 겪었던 시기에 두 시장간 상관계수가 낮아진 적을 제외하고는 장기적으로 보면 상관계수는 꾸준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1995년만 해도 0.45에 불과했던 선진시장과 이머징시장의 상관계수는 1997년 이후 크게 높아져 0.90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위기 시에도 0.70을 하회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또 주요국 간의 경제 사이클이 유사해지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상관관계도 높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주식시장간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펀드 투자자들은 특히 중복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기적으로 고수익을 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특정 국가나 지역을 편입하는 것이 아니라면 과도하게 많은 지역에 분산투자할 필요는 없다는 것.
조 연구원은 "상관계수가 +1만 아니면 분산투자 효과가 있지만 상관계수 상승으로 분산투자의 효과가 감소한다"면서 "이미 선진국과 이머징 주식시장에 적절하게 분산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분산투자 효과를 누리기 위해 추가로 다른 선진국이나 이머징 주식시장에 투자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본인의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지나치게 높거나 중복 투자되고 있는 지역부터 투자 비중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