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700선 붕괴...본격적인 조정 신호?

FOMC 금리동결, 미국 경제 회복 선언에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 두드러져

9월 들어 힘겹게 회복했던 코스피지수 1700선이 무너지면서 본격적인 조정이 시작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4일 오후 1시 10분 현재 전일보다 1.78%(30.47p) 떨어진 1681.00을 기록하면서 1700선을 회복한지 사흘만에 내주고 말았다.

그간 국내 증시를 이끌어 온 외국인이 15거래일만에 '팔자'에 나서 112억원 순매도 중이며, 기관 역시 2487억원 어치를 순매도해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2689억원 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코스피지수의 이 같은 약세는 무엇보다도 그동안 지수가 오를 만큼 올랐다는 부담감이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하반기 지수 전망을 살펴보면 대체로 3분기에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지수 고점을 1800선까지 상향 조정하는 일부 증권사도 있으나, 대부분 증권사들이 1700선을 고점으로 관측하고 있다.

여기에 22~23일(현지시간) 양일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결과 미국 경기가 회복에 들어섰다고 선언하는 등 자신감을 피력했지만, 시장의 관심이 높았던 국채 및 모기지 채권매입과 연관된 출구전략에 대해서는 기대와 달리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한 점이 출구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받아들여져 미국 증시가 경기회복 선언에도 하락했다는 점이다.

또한 1년여만에 1100원대로 낮아진 원·달러 환율 강세가 증시 상승을 이끌어온 전기전자와 자동차 등 주요 수출주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변화한 외국인이 매매패턴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 것으로, 외국인은 금융업과 서비스업, 화학 등 내수주를 대상으로 한 매수세에 나서고 있으며 기존에 사들였던 전기전자 등은 팔고 있는 형국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여준 코스피의 상승탄력은 펀더멘털의 강화보다는 외국인의 매수에 의존한 성격이 강하다"며 "펀더멘털과 증시 주변환경이 꾸준히 뒷받침될 경우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이익모멘텀의 약화 속에 진행되고 있는 원화강세, 글로벌 주요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 확대요인 등이 부각될 가능성에 대비해 일단은 다소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하향이탈한 상황에서는 기존 수출주와 내수주간의 힘겨루기가 다시 한번 진행될 가능성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일단 글로벌 이벤트라는 변수와 가격갭, 이익모멘텀 둔화에 따른 가격부담 등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적고 원화강세에 따른 수혜까지 기대할 수 있는 내수주에 대한 트레이딩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증시의 상승추세가 펀더멘탈의 양대 축인 경기와 기업이익의 뚜렷한 회복이 증시상승을 뒷받침하면서 거침없이 그리고,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지난해 하반기의 극심한 부진, 즉 기저효과를 기반으로 한 모멘텀 급상승이 이제는 둔화로서 반영될 시점이 다가오면서 회복사이클의 고점에 대한 고민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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