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IT 섹터 주도 아닌 시총상위주 주도

입력 2009-09-23 08:44수정 2009-09-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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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코스피시장이 외국인 매수세 강화에 힘입어 저항대로 작용하던 1700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21일)는 FOMC를 앞두고 관망심리가 지배하는 가운데 달러가 사흘 연속 상승하고 유가가 70불 아래로 급락하며 매도세를 자극해 혼조세로 마감했다.

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간 경기선행지수로 낙폭이 제한됐지만 다우지수(-0.42%)와 S&P500지수(-0.34%)가 약세를 기록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PC 제조업체 델의 페롯시스템 인수 추진 소식에 힘입어 0.24% 올랐다.

1701.96p로 상승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꾸준히 상승폭을 늘려나간 끝에 전일대비 23.38p(1.38%) 오른 1718.88p로 마감, 15개월 만에 1700선 돌파에 성공했다.

FTSE 선진지수 편입 첫날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외국인이 순매수 규모를 5273억원으로 다시 늘리며 1700선 탈환을 주도했다. 주식형펀드 환매 압력에 시달리는 기관이 3200억원 매도우위로 대응했지만 거침없는 외국인의 매수 의지를 꺾기에는 부족했다.

KSP200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910계약 매도우위를 보인 가운데,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매도(-3007억원)와 비차익거래(+2787억원) 매수가 충돌한 끝에 22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 주식 매수와 증시 상승 영향으로 환율은 이틀째 하락했으나 달러화 강세 지속 영향으로 낙폭은 미미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60원 내린 1203.80원으로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일본증시가 노인의 날과 추분절 사이 징검다리 휴일로 이틀째 휴장한 가운데,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4개업체의 차스닥 상장 추가 승인 소식에 물량부담 우려로 2.34% 급락했고 가권지수도 0.45% 떨어졌다.

반면 항셍지수(1.06%)와 싱가포르지수(1.42%)가 오름세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의 등락이 엇갈렸다.

삼성전자 사상 최고가 증시 견인, 효성 하이닉스 인수전 단독 참여

전일 80만원대를 하회했던 삼성전자가 10일째 이어지는 외국인 순매수를 발판삼아 3.38%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IT 대표주 삼성전자에 대해 100만원을 웃도는 목표가 상향조정 보고서가 잇따르면서 대형 IT주들이 다시 힘을 냈다.

LG전자가 1.58% 상승했고, 하이닉스(2.80%)와 삼성SDI(6.40%), 삼성전기(3.48%), LG이노텍(3.90%) 등 주요 IT주들이 동반 강세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LCD패널 가격 약세에 따른 실적 우려와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 전망에 1.30% 하락했다.

IT주와 함께 강세장을 주도해온 자동차주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현대차가 외국인 러브콜을 받으며 5.16% 급등한 것을 비롯해 현대모비스(7.81%), 기아차(4.42%), 글로비스(7.26%), S&T대우(5.65%), 동양기전(3.50%), 한라공조(2.04%) 등의 자동차 관련주들이 고른 강세를 보였다.

LG화학이 차량용 2차전지 시장 확대 기대로 10.81% 치솟았고, 엔씨소프트가 온라인게임 '아이온'의 북미 상용화를 앞두고 7.33% 급등했다.

그밖에 한진해운(5.73%), LG상사(5.22%), SK에너지(4.27%) 등이 큰폭 상승했다.

반면 POSCO는 제자리를 지켰고 KB금융(-0.82%)과 한국전력(-0.14%), 현대중공업(-0.48%), SK텔레콤(-0.86%) 등은 차익실현 매물에 강세장에서 다소 소외됐다.

한편 장 마감후 하이닉스 인수전에 단독 참여한 것으로 확인된 효성(1.95%)은 재무리스크 우려로 시간외거래에서 하한가를 기록했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자동차주들이 포진해 있는 운수장비(3.35%)와 전기전자(2.82%), 화학(2.57%), 의료정밀(2.25%), 운수창고(1.81%) 업종의 상승폭이 컸고, 의약품(-1.32%)과 비금속광물(-0.98%), 통신(-0.62%) 등은 부진했다.

외국인(+232억원) 사흘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간 코스닥시장은 0.73% 올라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반도체가 1.51% 오른 것을 비롯해 메가스터디(2.53%), 소디프신소재(0.99%), 네오위즈게임즈(0.48%), 동국S&C(1.85%) 등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다음(5.36%)은 내년 실적 개선 기대감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차세대 녹색교통망으로 부각되고 있는 철도관련주들의 랠리가 이어졌다.

대아티아이와 세명전기, 삼현철강, 태광이엔시, 서한, 코스피시장의 광명전기, 대호에이엘이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고 하이록코리아(6.73%) 등의 철도 관련주들이 초강세를 연출했다.

한편 신종 컴퓨터 바이러스 출현 소식에 안철수연구소가 4.14% 급등했고, 넷시큐어테크(상한가), 소프트포럼(7.64%), 이스트소프트(5.77%) 등의 보안관련주들이 들썩거렸다.

뉴욕증시 환율, 유가에 발목

FOMC를 앞둔 뉴욕증시가 달러 캐리트레이드의 근원인 약(弱)달러 행진에 제동이 걸리자 다소 신중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델의 인수합병 호재로 소폭 상승했지만, S&P500지수는 장중 5일선을 이탈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33달러(3.2%) 하락한 69.71달러로 마감하며 70달러를 밑돌았다.

주요 저항대를 돌파하지 못한 채 다시 반락하는 흐름이 주식시장에 은근한 부담을 주고 있다.

물론 유가의 급락은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간 미국 달러화 동향 때문이다.

달러화의 반등은 달러 캐리트레이드, 즉 증시를 밀어올리고 있는 풍부한 유동성이 위축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 20일선조차 돌파하지 못하고 있는 등 엔/달러 환율이 기조적인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달러화가 추세적인 반등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재시각 엔/달러는 다시 음봉을 기록하며 반락하고 있다.

90엔대에서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지만 엔/달러 환율이 글로벌 유동성에 변화를 주려면 보다 강한 반등세가 시현돼야 할 것이다.

컨퍼런스보드는 미국 8월 경기선행지수가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를 소폭 하회하는 수준이지만 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감으로써 경기가 침체국면을 벗어나고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경기 회복은 기정 사실화, 추가 모멘텀 필요

그러나 경기선행지수가 5개월 연속 상승했음에도 뉴욕증시에는 이렇다할 호재가 되지 못했다.

여러 경제지표들을 통해 경기회복 자체는 이미 기정사실화돼 있고 주가는 경기회복을 이미 선반영 중이기 때문이다.

경기와 관련해서는 침체된 소비를 진작시켜줄 수 있는 '주택가격의 회복' 정도가 확인돼야 무게감 있는 상승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확인된 주택판매량 증가는 압류물량 증가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 첫 주택구입자에게 제공되는 8천달러의 세제혜택 제도에 기인했다. 향후 출구전략 도입과 함께 금리가 오르고 8천달러의 세제혜택이 곧 종료되더라도 판매량이 계속 늘어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때문에 주택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고 금융기관의 담보가치가 향상돼야, 주택가격 상승과 함께 주택판매량이 증가해야 비로소 경기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확신할 수 있다.

장기간의 양적완화정책에도 경기회복의 핵심인 주택시장이 회복되지 못하고 그동안 풀어놓은 유동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만 발생한다면 응급실을 빠져나온 경제는 다시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의 랠리는 '경기회복' 측면보다는 약달러 지속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은 바 크다.

코앞으로 다가온 FOMC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출구전략 도입 문제, 엔/달러 환율의 하방경직성은 유동성 위축과 관련된 이슈들로서 뉴욕증시의 추가 레벨업에 짐이 되고 있다.

글로벌 증시의 상승기조가 여전히 유효한 만큼 랠리에 순응하는 자세가 타당하지만, 신규매수는 좀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IT 섹터 주도 아닌 시총상위주 주도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수규모가 늘어나고,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기존 주도주였던 IT, 자동차주들에 집중되면서 다시 낙관론이 팽배해지는 분위기다.

FTSE 선진지수 편입효과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지만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난주와 같이 왕성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삼성전자를 위시한 IT주들의 재부상은 FTSE 선진지수 편입과 관련해 불특정 다수의 외국인들이 포트폴리오상 인덱스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대형 IT주들을 새롭게 편입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밸류에이션 부담을 이미 표출한 바 있는 IT 섹터가 국내증시를 한단계 레벨업 시켜줄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부 시가총액 최상위주들이 현재 증시를 견인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업종을 불문하고)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활약이 좀더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합리적이다.

IT주들을 서둘러 차익실현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실익 측면에서 뒤늦게 IT섹터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순환매가 산업재를 비롯한 여러 섹터로 확산돼 나갈 것이라는 관점에서 덜오른 실적 개선 우량주들과 고배당주들을 긴 안목에서 모아나가는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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