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뉴욕증시가 밤사이 달러화 약세와 상품가격 상승세를 발판으로 상승 마감했다는 소식과 역외 선물환율이 장중 1200원선을 하향 이탈했다는 소식에 재차 내림세를 탈 전망이다.
원ㆍ달러 환율이 전날 연이틀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지만 최근 외환시장 수급과 심리가 일제히 달러화 '팔자' 분위기인 점을 감안한다면 지난 밤 뉴욕 금융시장 랠리는 이 같은 흐름을 지속시켜 주는 재료이기 때문.
특히, 국내외 증시가 조정은 짧고 반등은 긴 전형적인 상승 패턴을 이어가는 모습에 영향을 받은 원ㆍ달러 환율이 계단식 하락세를 연출하면서 시장 일각에서 제기중인 하락에 따른 피로 누적을 상쇄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강한 글로벌 증시와 미 달러화의 추가 하락 전망 영향으로 지난 주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원ㆍ달러 환율의 1200원선 붕괴가 이날 이뤄질 공산이 상당이 높다고 관측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조달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그 장기 존속 여부를 떠나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부각되는 상황이라 이날 서울환시에서도 달러화에 대한 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역내외 참가자들 모두 미 달러화가 그동안 기축 통화로서의 지위를 점차 잃고 자금조달 통화로 점차 변해가는 모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 달러화가 하락할 수 밖에 없는 주된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코스피지수가 전날 대망의 1700선 고지에 올라섰다는 점도 이날 원달러 환율의 1200원선 하향 이탈을 심리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일본 증시가 전날 휴장한 가운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혼조세를 보이는 등 주변국 증시가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일궈낸 코스피 1700선 돌파라는 점에 역내외 참가자들 모두가 주목했다.
최근 펀드 환매가 늘어나면서 기관의 매물은 여전했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기관 매물을 압도하면서 지수 반등을 이끌었고 이는 역외 참가자들의 달러화 매도세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종합해보면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 현상이 추세적으로 이어지며 달러 캐리에 따른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내림세를 탈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최근의 환율 하락이 단숨에 급락했다기보다는 우려와 경계를 딛고 일시적인 숨고르기를 병행하며 이뤄진 계단식 하락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실제로 환율 하락에 따른 피로 누적은 체감보다 덜하다"고 판단했다.
이 딜러는 "현재 예상보다 금융시장 시장 체력이 상당히 좋다고 볼 수 있고 수급도 달러 공급 우위 여건이 여전한 만큼, 이날 원ㆍ달러 환율의 1200원 붕괴는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는 "외국인 주식 순매수에 따른 역외 달러화 공급 물량과 수출업체 네고 물량 등 현재 수급의 쏠림 현상이 심한 편"이라며 "외환 당국도 환율 하락이 추세적이라고 판단한 만큼, 적극적인 방어보다 낙폭 줄이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원ㆍ달러 환율 1200원이라는 주요 레벨을 앞두고 당국의 고민이 상당할 것으로 여겨지나 속도 조절 이상의 대응은 없을 것"이라며 "방향성이 워낙 일방적이라 무작정 막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