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동부그룹, 2세 경영체제 전환 관심

입력 2009-09-21 17:08수정 2009-09-2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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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부터 승계 작업 시동…외아들 남호씨, 주요 계열사 최대주주 입지 구축

동부그룹은 현재 국내 대기업집단 중 가장 복잡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총수 일가가 대부분의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 지배구조를 갖춘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2세 승계구도 작업에서도 다른 그룹보다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준기 회장은 지난 2007년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동부CNI 상당 지분을 외아들 남호씨와 딸 주원씨에게 증여했다. 동부그룹이 복잡한 지배구조를 해결하기 위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2세에 대한 본격적인 승계 구도 시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 40년 역사...재계 20위 그룹으로 성장

동부그룹은 올 8월말 현재 재계순위 20위(공기업 제외)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31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룹 계열사들의 전체 연매출은 지난해말 현재 14조8400여억원 수준이다. 건설업과 제조업 등 비금융권 계열사가 7조9280여억원이며, 금융권 계열사들의 연매출이 6조9170여억원이다.

연매출을 기준으로 보면 동부화재가 5조5700여억원으로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높다. 이어 동부제철이 3조1340여억원, 동부건설 2조3490여억원, 동부하이텍 1조3470여억원, 동부생명 1조3050여억원 등의 순이다.

동부그룹은 1969년 창업자 김 회장이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을 설립하면서 출범했다. 김 회장은 1970년대 초 중동 건설시장에 진출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드리면서 그룹의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제조, 서비스, 금융의 3대 분야에서 사업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

동부그룹은 총수 일가가 핵심 지배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 집단과 달리 모든 계열사에 대한 지분을 고루 보유하면서 그룹을 장악하고 있는 구조를 띠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이 현재 동부생명 7.10%, 동부제철 5.54%, 동부건설 10.97%, 동부화재 12.10%, 동부하이텍 4.25%, 동부정밀 14.00%, 동부CNI 12.24%, 동부증권 5.00%를 보유하고 있다.

장남 남호씨는 7개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동부제철 7.71%, 동부건설 4.01%, 동부화재 14.06%, 동부정밀 21.14%, 동부증권 6.38%, 동부하이텍 2.39%, 동부CNI 16.68% 등이다.

딸 주원씨도 동부제철 1.71%, 동부건설 0.02%, 동부화재 4.07%, 동부정밀 11.21%, 동부하이텍 0.46%, 동부CNI 10.27% 등 6개의 계열사의 지분을 갖고 있다.이런 가운데 동부그룹은 핵심 계열사간의 순환출자고리로 형성돼 있다.

우선 동부건설이 가장 많은 계열사 14곳의 지분을 갖고 있다. 동부인천항만과 대성냉동운수, 화성AMC 등의 지분 100%를 보유 중이며, 나머지 계열사 10곳에 대해서도 최대주주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룹 지원회사인 동부CNI는 동부정밀화학의 최대주주로 지분 21.58%를 보유함으로써 그룹의 순환출자 구조의 정점이 됐다. 동부정밀화학이 동부하이텍과 동부제철의 지분를 각각 17.90%와 14.75%를 보유하고 있는 등 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동부CNI가 장악하고 있는 형세다.또 동부그룹 계열사간 지배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게 동부화재다.

동부화재는 동부건설의 지분 13.73%를 보유하고 있다.또 동부건설 외에도 동부증권과 동부생명의 지분을 각각 19.93%와 39.49%를 갖고 있으며, 동부자동차보험손해사정 100% 등 그룹 금융계열사들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그룹내 금융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동부증권은 다시 동부상호저축은행과 동부자산운용의 지분을 각각 49.98%와 55.33%를 보유하고 있다.

◆2세 경영체계 시점에 대한 관심 증폭

동부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동부CNI가 그룹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동부그룹은 이미 지난 2007년 동부한농과 동부일렉트로닉스를 합병해 동부하이텍을 출범시킴으로써 그룹의 구조조정과 함께 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아들 남호씨의 2세 경영 체제가 시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외아들인 남호씨는 1990년대 중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핵심 계열사 지분을 꾸준히 물려 받았으며 지난해 동부CNI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남호씨는 이미 지난 1994년 아버지의 증여와 유상증자 참여 등을 통해 동부화재의 지분 13.4%를 취득했다. 당시 나이가 20세였다. 이후 김 회장의 지분 증여가 잇따르면서 동부화재와 동부증권, 동부건설의 대주주로 부상했다.

그룹 지배 구조 특성상 가장 핵심적인 계열사들의 지분이 대량으로 2세에게 이동한 것이다.이와 함께 부동산을 이용한 지분 확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현재 충북 음성군 생극면 일대에 조성된 '레인보우힐스CC' 인근 부지에 퍼블릭 골프장을 새롭게 차릴 사업 계획을 지난 2007년말 음성군에 제출한 상태다.

부지의 대부분의 명의는 남호씨다. 남호씨가 소유한 부지는 임야 3필지로 46만5549㎡(14만여평)다.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을 것을 미리 예상해 현물출자 방식으로 부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동부그룹측도 이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동부그룹의 한 관계자는 "인허가 여부가 불분명해서 법인 대신 개인 명의를 이용했다"며 "향후 골프장이 건설되는 과정에서 현물출자 방식으로 소유권 이전이 거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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