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중국본사 제2의 CJ 만든다"...2013년 매출 2조원 비전

입력 2009-09-1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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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식품안전 센터 설립, 철저한 현지화로 자리매김

CJ그룹의 중국사업이 진출 10여년만에 두부(현지명 豆腐)시장에서 70%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다시다(현지명 大喜大)가 베이징 조미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CJ그룹은 올해 중국본사의 매출액을 6000억원대로 예상하고 있으며 2013년까지 2조원대의 매출액을 올려 글로벌 사업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16일 중국 북경 CJ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본사 박근태 대표는 "베이징에서는 이미 CJ 두부가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까다로운 중국인의 입맛을 공략해 가고 있다"며 "향후 한국의 전체사업을 중국으로 옮겨 '제2의 CJ'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진출 14년만에 두부ㆍ다시다 업계 1, 2위 다퉈

CJ제일제당은 지난 1995년 청도식품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한 후 다시다, 두부 등의 가공식품에서부터 최근 쌀 가공 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산기지와 마케팅 조직을 가지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두부사업의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07년 3월 중국 베이징권 최대 식품기업인 얼상그룹과 합작해 '얼상CJ'를 설립하면서 두부사업에 진출했다.

얼상의 두부 브랜드인 '바이위(白玉)' 두부에 CJ로고를 새기고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친 지 2년 여 만에 베이징 두부시장에서 점유율 70%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합작 당시 CJ는 국내에서도 두부사업에 신규 진출한지 2년도 채 안된 상태여서 두부 최대 수요지역인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현지 소비자를 잘 알고 브랜드 파워가 높은 현지기업을 합작파트너로 선택한 점과 CJ제일제당의 마케팅력 및 선진기술력이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연간 1억8000만모의 두부를 소비하는 베이징 시장에서 70%라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조미료 시장에서는 중국인들이 닭 육수를 즐기는 것에 착안한 '닭고기 다시다'로 베이징 조미료시장 전체 2위(점유율 25%)를 마크하고 있다.

박근태 대표는 "2006년 말 닭고기 다시다 출시 이후 2007년 110억원대였던 다시다 매출이 2008년 160억원, 2009년 230억원대까지 늘어나면서 현지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베이징 조미료시장 1위는 네슬레 계열 타이타이러(太太樂)사, 3위는 유니레버 계열의 지아러(家樂)사로, 글로벌 식품기업들의 현지 자회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장에서 업계의 주요브랜드로 확고히 자리잡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사료분야에서도 중국 시장 진출이 매우 활발해 현재 중국 내 9개 법인에서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얼빈에서는 세계 최초로 쌀 미강(쌀겨)에서 식품용 단백질을 추출해 대량 생산하는 쌀 단백질 공장이 지어지고 있다. 아시아 최대의 곡물기업인 베이다황(北大荒)그룹과 CJ가 손을 잡은 '베이다황CJ'의 쌀 단백질 공장은 올 12월 완공예정이며, 내년 3월부터 일년에 1200t의 쌀 단백질을 생산할 예정이다.

쌀 단백질은 세계 최초로 쌀 미강에서 단백질을 추출하는데 성공한 CJ의 기술력과 베이다황그룹의 안정적인 곡물자산이 만난 고부가가치 사업모델이다. 특히 중국 내수시장만이 아니라 전세계의 식품용 단백질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CJ 중국 성공전략은 철저한 '현지화'

CJ는 2009년 현재 베이징, 상하이 등 19개 지역 거점에 26개 법인과 22개 사무소를 운영 중이며 주재인력 70여 명을 포함한 55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CJ가 중국 진출 15년 만에 이렇게 사업을 키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있다.

처음 CJ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자사의 히트상품인 다시다로 시작했다. 초기에는 교포를 대상으로 안정적인 매출 증가세를 보였지만, 차츰 성장률이 더뎌지기 시작했고 원인 분석 결과 중국인은 소고기 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냈다.

CJ는 중국 소비자의 입맛을 정확하게 짚어내기 위해 해외 최초의 식품 R&D센터를 베이징에 설립했고, 1년여의 제품 개발 끝에 '닭고기 다시다'를 탄생시켰다.

R&D센터는 '중국인을 위한, 중국인에 의한, 중국인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제품 개발에 나서 최근에 '선미즙'과 '황금카레' 등 한국에서는 생산되지 않는 중국 내 신제품을 탄생시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선미즙은 각종 양념이 첨가된 맛간장 개념의 제품으로, 일반 간장과 최소 4배 이상의 가격 차이가 나지만 구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황금카레는 한국인이 분말형 카레를 좋아하는 것에 비해 중국인은 고형 카레를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한 고형카레 제품이다.

중국은 전국 규모의 유통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지역별로 매우 폐쇄적인 유통망을 갖고 있다. CJ는 중국 시장의 특수성을 뚫고 상품을 팔기 위해 도매시장과 식당 유통경로를 개척하고 요리사 들을 초청해 닭고기 다시다를 직접 맛보게 하는 등 '발로 뛰는' 영업을 펼쳤다.

특히 제품 출시 초기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한달에 2~3회 직접 새벽 도매시장을 뛴 영업맨들의 적극성은 CJ브랜드 인지도가 낮았던 중국 시장에서 CJ 제품을 뿌리내리게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인력의 현지화에도 나서 마케팅, 영업 등 매니저급 주요 포지션에 현지인력을 채용하고 권한을 이양해 진정한 인력의 현지화를 실천하고 있다.

식품기업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식품안전을 위해 CJ제일제당은 국내 기업 최초로 지난 2006년 12월 중국 칭다오에 식품안전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박근태 대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나갈 CJ에 있어 중국은 최고의 내수시장이자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전진기지"라며 "중국인 입맛을 사로잡을 신제품 라인을 확충하고 R&D 투자를 강화 해 중장기적으로 2013년까지 중국 내에서 2조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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