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불안정한 외생변수들..불확실성 우려

입력 2009-09-1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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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코스피시장이 펀드 환매압력에 시달리는 기관의 매도 공세와 일본 증시의 급락 여파로 3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유가 급락 영향으로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숨고르기를 보인 가운데 강보합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이내 약세로 반전한뒤 기관이 매도 규모를 늘리면서 낙폭을 확대해 나갔다.

달러대비 엔화 가치가 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린 일본 증시가 수출주를 중심으로 오전중 3% 가까이 급락하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오후 들어 한때 1630선을 밑돌기도 했던 코스피지수는 장 막판 낙폭을 일부 만회한 끝에 전일대비 16.79p(1.02%) 내린 1634.91p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2044억원, 1835억원 순매수에 나섰으나, 투신을 중심으로 쏟아진 기관의 공격적인 매도(3614억원 순매도)를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KSP200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5231계약 매도우위를 기록하며 지수 하락에 대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이날 프로그램매매는 비차익거래(+736억원) 위주로 1285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미국 정부가 천문학적 규모의 달러를 풀어 유동성을 공급한 탓에 美 달러화가 기조적인 약세 행진을 이어감에도 불구 증시가 급락하자 환율은 8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 대비 3.30원 오른 1225.10원으로 마감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들이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닛케이지수가 2.32% 급락한 것을 비롯해 가권지수(-1.09%), 항셍지수(-1.08%), 싱가포르지수(-1.54%)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장중 혼조세를 보이던 중국 상해종합지수(1.24%)는 이틀째 상승했다.

대형 IT株·신종플루株 급락..내수株 선전

삼성전자(-3.66%)가 한달여 만에 20일선을 재이탈하는 등 기존 주도주였던 시가총액 상위 IT주들이 동반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LG전자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4.28% 급락했고, LG디스플레이(-3.47%), 하이닉스(-4.27%), 삼성SDI(-3.66%), 삼성이미징(-5.10%), LG이노텍(-5.88%) 등의 IT주들이 큰폭 하락했다.

반면 원화 강세 지속과 내수 경기부양책 수혜가 기대되는 내수주에 주목하라는 증권사의 보고서에 힘입어 통신주들이 강세를 보였고,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금융주들도 두각을 나타냈다.

오랜 기간 소외를 받아온 SK텔레콤이 2.03% 오른 것을 비롯해 KT(1.75%), LG데이콤(3.36%), LG파워콤(1.42%) 등의 통신주들이 약세장에서 선전했다.

금융주들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외환은행이 4.24% 급등한 것을 필두로 하나금융지주(2.21%), 삼성화재(2.39%), 우리금융(0.92%), 기업은행(0.68%), 삼성카드(0.55%) 등의 주요 금융주들이 오름세를 탔다. 반면 신한지주는 제자리에 머물렀고 KB금융은 1.02% 내렸다.

이날 외국인은 금융업종에 대해 119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기타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현대차(1.94%)와 한국전력(1.36%), LG화학(0.95%), 현대모비스(1.08%), 두산인프라코어(0.85%) 등이 올랐고, 롯데제과(7.84%)와 현대상선(4.84%), 코리안리(4.57%), 한국가스공사(2.69%), 한화석화(2.30%), CJ(2.16%) 등이 강했다.

반면 POSCO(-0.31%)와 현대중공업(-2.29%), LG(-3.46%), 신세계(-0.52%) 등 대부분의 시총 상위주들이 약세를 보였고, SK에너지(-5.13%)가 유가 급락 여파로 큰폭 하락했다.

산업은행이 추가적 지원에 난색을 표명하면서 회생 불안감이 증폭된 쌍용차는 대규모 감자설과 함께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은행(2.46%)과 통신(1.81%), 전기가스(1.47%), 음식료(1.37%), 보험(0.51%), 비금속광물(0.42%)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내린 가운데, 전기전자(-3.40%)와 의료정밀(-3.02%) 업종의 낙폭이 컸다.

증권사의 강력매수 호평을 받은 중국원양자원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LG가(家)와 사돈을 맺게된 식품첨가물 및 의약품 제조업체 보락은 3거래일째 상한가 랠리를 펼쳤다. 숨은 LED 수혜주로 부각된 태경산업(9.66%)은 이틀째 급등세를 이어가며 주목을 받았다.

신종플루 테마주들의 급락 분위기 속에서도 내성 없는 항바이러스제 판매 가능성이 부각된 녹십자가 1.79% 올랐고, 일양약품(0.84%), SK케미칼(0.31%) 등의 신종플루 관련 제약주들이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미국이 중국산 저가 타이어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는 소식에 중국내 공장을 보유한 한국타이어(-8.80%)와 넥센타이어(-3.40%)가 크게 위축됐다.

코스닥시장도 기관이 매도(-93억원)에 치중하면서 0.26% 하락했다.

서울반도체(-1.59%)와 메가스터디(-0.72%), 주성엔지니어링(-3.61%) 등이 지수를 압박한 반면, 셀트리온(1.82%)과 SK브로드밴드(0.39%), 태웅(0.82%), 소디프신소재(1.67%) 등이 지수 방어에 기여했다.

네오위즈게임즈가 3분기 실적 개선 전망에 9.52% 급등했고, 웹젠(0.82%), 네오위즈(4.55%), 엠게임(2.96%), 한빛소프트(4.35%), 소프트맥스(5.52%) 등의 게임주들이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고성장 2차전지주들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면서 파워로직스가 증권사 호평에 상한가를 기록했고, 코스피시장의 동일벨트(상한가)와 세방전지(1.00%), 상신이디피(3.56%), 와이즈파워(4.11%), 아트라스BX(5.93%) 등의 관련주들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한편 태양전지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가 기흥사업장에서 결정형 태양전지 연구개발 라인을 본격 가동한다는 소식에 동진쎄미켐, 테스(이상 상한가), 에스에너지(6.92%), 티씨케이(2.97%), 아이피에스(3.39%), 소디프신소재(1.67%) 등의 태양광관련주들이 꿈틀거렸다.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 7번째 사망자 발생 소식에도 불구 신종플루 테마주들이 증시 급락과 금융당국의 신종 플루주 시장감시 강화 방침 소식에 위축돼 대부분 급락했다.

파루와 케이피엠테크, 오공, 지코앤루티즈 등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밀렸고, 제넥셀(-13.42%), 씨티씨바이오(-12.14%), 쎌바이오텍(-9.52%), 중앙바이오텍(-7.08%), 보령메디앙스(-6.84%) 등 최근 급등했던 종목들의 낙폭이 컸고, 노루페인트(하한가), 오리엔트바이오(-14.35%), 한국콜마(-4.28%), 한국기술산업(-4.26%) 등의 코스피시장 신종플루주들도 금융당국의 조사 방침 소식에 주눅들었다.

불안정한 외생변수들

엔/달러 환율이 90엔을 위협할 만큼 엔화가치가 치솟고, 달러화 가치는 추락하고 있다.

달러화 가치의 급락은 미국 경제의 위상이 그만큼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며, 금융위기 해결 및 경기부양을 위해 미국 정부가 (마치 헬리콥터로 달러 지폐를 뿌리듯) 양적완화정책을 지속하고 저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한데 따른 결과다.

세계의 '큰 손' 중국은 달러표시 美 국채 및 달러화 외환보유고의 평가절하를 헷지하기 위해 대규모 금 매수에 나서면서 대체재인 달러화 가격의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달러가 오르고 내리는데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고 증시에 그 원인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방향성 자체를 우려할 것은 아니다.

달러가치의 하락이 미국 수출에 도움을 주듯이 대개 외생변수들은 장점과 단점을 함께 보유한 '양날의 칼'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악재들은 더 이상 악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외생변수들이 너무 급하게 오르내릴 경우 예측이 어려워지게 되고, 불안감에 휩싸이는 시장 참여자들로 인해 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될 수 밖에 없다.

금값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간주되는 1천온스를 돌파하며 이슈화된 가운데, 유가가 70달러 아래로 급락하고 엔/달러가 90엔을 위협할 정도로 급락하는 등 증시 주변의 매크로 변수들이 극단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무래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다.

내부적으로는 주식형펀드에서 하루평균 1천억원대 뭉칫돈이 빠져나가면서 실탄이 부족해진 기관이 많이 오른 IT 대표주들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향후 실적 개선을 선반영한 IT 업종에 대해 4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못하다는 부정적인 전망들까지 제시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공론화될 분위기다.

IT 업종 대표주들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던 외국인들이 앞장서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증시 버팀목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고 있다.

금융주, 내수주 등으로 매기가 옮겨지고는 있지만 증시 영향력 측면에서 압도적인 시가총액 상위 IT주들의 부진은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 시세, 엔/달러 환율, 국제유가 등 외생변수들의 안정 여부, 즉 불확실성이 완화되는지 여부와 뉴욕증시의 동향을 지켜보면서 차분하고 유연하게 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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