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경기 호전되자 또 '돈 장사'

입력 2009-09-0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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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현금서비스 확대 론카드도 재등장

금융권이 대출영업을 확대함에 따라 또 다시 현금장사를 하는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급격히 늘리고 있고 일부 카드사들은 현금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최근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달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늘리면서 금융권 전체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34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8월 한달 기준으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 말에 비해 2조2000억 원 정도 늘었고 월간 순증액이 3조 원을 약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순증액은 7월에 3조7000억원이었다.

비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과 비슷한 추세를 보여 8000억원 안팎의 증가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과 비은행권을 합한 주택담보대출 순증액은 8월에 4조원 가량으로, 지난달 4조5000억원에 비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일부 외국계은행과 신용카드사들 역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씨티은행은 이달 들어 200억원 한도로 카드론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중으로 프로모션 대상은 신용카드를 발급받았으나, 6개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휴면고객이나 사용액이 적은 고객이다.

씨티은행 카드사업부는 텔레마케팅을 통해 휴면고객들이 카드한도 만큼 대출을 받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한 예로 600만 원의 신판과 200만 원의 현금서비스를 합해 총 800만 원의 한도가 있으면 카드론 방식으로 총 한도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대신 대출받은 만큼 신용카드 사용한도는 줄어든다. 대출은 최고 36개월까지 원리금 분할 상환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우량 회원을 대상으로 현금서비스를 다 갚지 않더라도 다음 달 결제되는 현금서비스에 대해 한도를 그대로 인정해주고 있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현금서비스 한도가 100만원인 회원이 100만원을 빌려 아직 이번 달 결제를 안했더라도, 다음 달 결제일에 청구되는 현금서비스 한도 100만원을 그대로 다시 받을 수 있다.

사실상 한도의 2배되는 금액을 빌릴 수 있게 돼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셈이다.

이처럼 전 금융업계가 현금장사에 취중하면서 서민들의 불안감이 또 다시 증폭되고 있다. 대출상품이 급증하면서 은행들이 너도나도 금리인상 조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또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현금장사가 제2의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시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출규제가 과거에 비해 크게 완화되지도 않았는데 대출규모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주택담보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나 제 2의 금융위기가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금융위기까지 거론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는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니다”라며 “아직 금융위기 잔해가 남아 있고 올 하반기 더블팁 현상이 나올 수 있는 만큼 (금융권 내) 과당경쟁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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