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증시 랠리와 해외펀드 셀 물량 등으로 내림세를 타며 1230원대 진입을 앞둔 모습이나 레벨이 낮아질수록 개입 경계심도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주말 선진국 증시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중 고점을 경신한데 힘입어 아시아증시 전반도 강한 오름세를 보임에 따라 원ㆍ달러 환율도 외견상으로는 하락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코스피지수는 그동안 저항대로 작용했던 1600선을 약 1년 만에 회복했고 중국 상해종합지수도 전날 3000선 재탈환에 나서는 등 지난주 충격에서 벗어나 각각 새로운 상승 흐름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국내외 금융시장 랠리에도 서울 외환시장은 환율 방향이 아래로 향할수록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전날 원ㆍ달러 환율은 하락 마감했지만 장 마감 무렵 역외 달러화 매수세가 유입되며 추가 하락 폭을 제한하는 모습이었고 은행권도 달러화 추격 매도를 접고 이월 롱 포지션을 구축했다.
당장 주 초반 환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주요 경제지표나 기업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지 않다는 점도 증시 흐름과 달러화 수급, 그리고 투자 모멘텀에 환율이 출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 뉴욕증시가 지난 밤 개장 초의 강세를 접고 선트러스트 뱅크 CEO인 제임스 웰스의 은행 업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으로 혼조 마감하면서 원ㆍ달러 환율도 전날 하락분을 일정 부분 되돌릴 공산이 커졌다.
제임스 웰스는 전날(24일 현지시간) 경기회복의 낙관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지만 미 은행권에 대한 추가적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를 대변, "미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 개선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앞으로도 보다 많은 부실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율은 이러한 은행권 부실 우려와 뉴욕증시의 혼조세 마감으로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율은 이날 1243.75원에 거래를 마감,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60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날 NDF 종가는 전날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 1240.00원보다 3.15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달러화는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바뀌면서 상승폭이 둔화된 결과,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로 5일 만에 유로화 대비 상승했다.
종합해보면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 1240원선 하향 테스트를 잠시 뒤로한 채 뉴욕증시 혼조 마감에 따른 역외 선물환 소폭 상승으로 1240원대 중반 부근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서울환시 참가자들도 전날의 급락 분위기에서 벗어나 달러화 추격 매도를 자제하고 일정 부분 달러화를 사들일 전망이다. 역외의 달러화 매수 여부도 이날 아시아증시 반등세 지속 가능성과 더불어 점검할 주요 변수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개장전 역외 선물환율이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는 소식으로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1240원대 중반 부근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며 "장중 증시 조정 폭이 확대된다면 1240원대 후반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다른 외국계은행 딜러는 "그러나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세가 여전한 만큼, 주식 추가 매수를 위한 환전 수요가 서울환시에서 여전한 만큼,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환율이 1240원대 초반을 테스트할 수록 당국의 환시 개입경계감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나 국내증시 반등 기조가 여전한 만큼 이날 조정 국면이 전개되더라도 속도 조절 차원의 움직임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