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의 차를 여러 번 시승해 볼 기회가 있었지만, 차를 탈 때마다 항상 입가를 맴돈 것은 광고 카피와 같은 '완벽'이라는 단어였다.
또한 렉서스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럭셔리'다. 렉서스라는 브랜드 역시 럭셔리에서 파생됐다고 하니, 렉서스와 럭셔리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본인의 어떤 징그러울 정도의 치밀함과 고급스러움은 렉서스를 통해 표상되고, 그것은 이번 시승해본 'RX350'에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지난 2월 국내에 출시된 '뉴 RX350'은 지난 1998년 프리미엄 크로스오버의 시초로 데뷔한 RX의 3세대 모델이다.
◆세단에서 SUV로의 진화
또한 'RX350'은 여타 SUV 차량들이 트럭에서 패밀리카 중심의 SUV로 진화한 것과 달리, 세단에서 SUV로 진화한 차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RX의 지면 광고에서도 그대로 표현된다. 여느 SUV 차량들이 패밀리카를 표방하며 광고를 하는 것과 달리, RX는 '엣지스러운' 여성 운전자가 일급 호텔 앞에 내리면 호텔 지배인이 문을 열어주는 콘셉트이다.
그만큼 RX350은 가족을 위한 SUV가 아닌, 여성, 부드러움, 럭셔리 등의 코드를 입힌 SUV 차량임을 알 수 있다.
◆여성, 부드러움, 럭셔리 코드 입혀
시승차로 받은 것은 하늘색에 우유를 섞은 듯 한 연한 하늘빛이 감도는 차였다.
처음부터 강렬한 이미지가 풍기지는 않았지만, 왠지 탈수록 진가를 발휘할 것만 같은 완벽함과 미래주의적인 느낌이 전해졌다.
또한 이는 10년 가까이 이어져 오고 있는 렉서스의 디자인철학, 엘피네스(L-Finesse)가 그대로 반영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날렵함과 우아함 추구...렉서스 디자인철학, '엘피네스'
스마트키를 주머니에 넣고 차에 가까이 다가서니, 마치 주인을 반갑게 맞이하는 듯, 사이드 미러에서 조명이 자동으로 켜졌다.
이런 섬세한 데까지 신경을 쓰는 브랜드는 역시 렉서스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부 디자인에서 가장 파격적인 것은 반원형 모양의 센터페시아. 유려한 곡선이 흐르는 모양의 센터페시아는 마치 한없이 뻗어나가는 속도감을 표현하듯 강렬해 보였다.
운전대에 앉아 버튼 하나로 시동을 켜고 가속페달을 살짝 밟아 봤다.
역시 렉서스의 그 부드러움은 어떤 브랜드도 따라오기 힘들다. 하지만, 기존 렉서스 차량에 비해 서스펜션이 좀 단단해졌고, 소음도 좀 더 크게 들렸다.
하지만 이는 아무래도 SUV차량이 너무 조용하고 부드러워도 고객이 거부감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 듯하다.
시속 100km는 단번에 돌파했고 최고시속 180km 까지도 금새 치고 올라갈듯 속도감이 놀라웠고, 특히 속도감이 붙을수록 흔들림 없는 안정감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의 즉각적인 반응과 부드러움은 절제된 듯 하면서도 날렵한 차체 디자인과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가변식 4륜구동 시스템은 속도와 노면상태 등에 따라 앞뒤 바퀴에 100:0에서 50:50까지 최적의 토크를 알아서 배분해 승차감과 안전성을 유지해줬다.
또한 유리창 전면에 주행속도 등을 알려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운전 중 속도를 보려면 눈을 아래로 내려서 봐야하는 불편함과 사고 위험성을 고려한 렉서스의 배려로 느껴졌다.
특히 'RX350'에는 운전 중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때 터치방식과 리모컨 사용 등에 따른 위험성을 배려해 '리모트 터치 컨트롤'을 장착했다.
2060kg에 달하는 공차중량에 4륜구동이어도 공인연비는 9.1km/ℓ의 양호한 연비를 보여준다. 최대 출력은 277마력에 최대토크 35.3kg·m를 낸다.
2세대에 비해 연비는 높이고 차 무게를 높여 안전성도 높였다는 뜻이다.또한 기존 5단 자동변속기 대신 가벼우면서도 변속효율이 좋은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렉서스의 '럭셔리 DNA'를 그대로 이어받은 RX350, 좀 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SUV를 지향하는 운전자에게 딱 어울리는 모델이다. 판매가격은 프리미엄 7770만원, 럭셔리 7370만원(부가세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