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수급을 좌지우지하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일부 종목군에 집중되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순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본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하는 동안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하이닉스, LG화학, LG전자 등의 순위 상승이 두드러졌다. 반면 한국전력과 SK텔레콤, KT 등의 시가총액 순위는 하락했다.
시가총액 순위가 오른 종목 가운데선 현대차의 상승이 단연 돋보였다.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와 신차 기대감 등을 바탕으로 주가 상승세를 지속하며 7위에서 3위로 4계단이나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16조6천309억원에서 22조6천885억원으로 6조원 가까이 늘어났으며, 주가도 7만5천500원에서 10만3천원으로 뜀박질치며 역대 최고가인 2005년 12월14일 장중에 기록한 10만500원을 경신했다.
LG전자는 차익 실현 매물에 조정을 받으며 지난 10일만 해도 시총 7위까지 밀려났다가 3분기 실적 기대에 힘입어 불과 10여 일 만에 시총 4위로 복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하이닉스의 부상도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이 2조5천억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시총 순위가 18위에서 14위로 올라섰다. 현대모비스도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으며 12위에서 10위권 내로 진입했다.
반면 삼성전자, 포스코에 이어 부동의 시총 3위였던 한국전력은 외국인의 관심권에서 벗어나면서 시총 5위로 밀려났다. 시가총액은 18조7천338억원에서 20조5천943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상대적으로 현대차, LG전자의 시총 급증세에는 크게 뒤졌다.
SK텔레콤도 시가총액 8위에서 9위로, KT는 15위에서 18위로 미끄러졌다.
이처럼 큰 몸집 덕택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시총 상위 종목들의 순위가 뒤바뀐 것은 외국인의 선호 종목이 극도로 슬림화된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