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뚝심으로 대북사업 물꼬 텄다

입력 2009-08-17 10:17수정 2009-08-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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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박8일 기다림 속 김위원장과 대북사업 재개 합의...금강산관광 한달 내 재개 가능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그 동안 중단됐던 대북사업의 매듭을 결국 풀어냈다. 현정은 회장은 지난 10일 방북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대북사업 재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체류 기간을 5차례나 연장해 가는 뚝심을 발휘했다. 이에 따라 금강산 관광과 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현대그룹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빨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현정은 회장과 김정일 위원장과의 합의가 민관 차원에서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향후 남북 당국간의 추가적인 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 김위원장과의 면담을 위한 '뚝심의 7박8일'

"고인의 남북경협사업에 대한 꿈과 열정이 서려 있는 금강산을 찾겠다." 지난 4일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추모 6주기를 위해 창우리 선영 대신 금강산으로 출발하면서 그룹 임직원들에게 남긴 말이다.

금강산 방문 일주일만인 지난 10일 현정은 회장은 다시 방북길에 올랐다. 이번에는 금강산이 아닌 평양이였다.

현정은 회장은 맏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 현대아산 실무자와 함께 10일 북한에 억류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의 석방 교섭과 대북사업 재개를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현 회장의 방북 일정은 하루만에 변경됐다. 11일 오전 9시30분 현 회장 일행은 평양 체류를 하루 더 연장한다고 그룹측에 통보했다.

이때 부터 현대그룹 분위기는 급박하게 돌아갔다. 현 회장 일행이 대북사업 재개와 유성진씨 석방을 위한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곳곳에서 나왔다.

현 회장 일행은 다음날 12일 오전에도 평양 체류 연장 소식을 알려왔다. 그러나 13일 오전에는 진전된 소식이 전해졌다. 현 회장 일행이 북한 대남 통일전선부장과 면담을 했으며, 억류됐던 유씨가 석방된다는 통보였다. 방북한 후 첫 성과였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 소식은 감감 무소식인 가운데 체류기간 연장이라는 통보가 두 번이나 이어졌다. 또 16일 오후 현 회장 일행은 다섯번째 체류 기간 연장을 통보해 왔다.

이어 이날 저녁 현 회장 일행과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소식이 전해졌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6일 저녁 현 회장 일행이 북한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과 오찬을 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방송은 현 회장이 "석상에서 김정일 동지께 선물을 줬다"며 "김정일 위원장은 이에 사의를 표하고 현대그룹 관계자들과 따뜻한 담화를 했다"고 밝혔다.

현 회장이 특유의 뚝심으로 이번 방북의 최대 목표였던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 등 대북사업 정상화하기 위한 물꼬를 튼 셈이다. 현 회장 일행은 17일 오후 2시께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귀환할 예정이다.

◆예상을 깬 면담의 성과

특히 현 회장 일행은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대북사업 재개를 가시화했다. 현 회장은 16일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자리에서 금강산과 개성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7일 새벽 발표한 공동보도문을 통해 "올해 추석에 금강산에서 이상가족상봉을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금강산관광을 빠른 시일내 재개하는 동시에 김 위원장의 특별 조치에 따라 관광에 필요한 편의와 안정이 철저히 보장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공동보도문에는 백두산 관광을 위한 준비사업 추진과 군사분계선 육로통행과 북측지역 체류를 10ㆍ4선언 정신에 따라 원상회복, 개성공업지구사업을 활성화 등을 추가적으로 담고 있다.

이와 함께 민간 사업자의 자격으로 대북 사업에 대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는 점도 현 회장이 얻어낸 성과다.

◆금강산·개성 관광길 언제 열리나

금강산관광과 개성관광 사업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현 회장이 북측과 대북사업 재개를 위해 민-관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남북 당국간 추가적인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개성관광의 경우 숙박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남북 당국간 합의가 이뤄지는 시점과 함께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 재개는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현지 숙박시설과 관광 코스내 시설에 대한 추가적인 점검과 보수가 필요한 상태다.

현대아산은 대북사업이 중단된 이후 직원수를 1500여명에서 400명수준으로 감축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규모 관광객을 받기 위해서는 인력확충을 위한 시간도 필요한 실정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실시한 금강산관광 예약 고객수가 3만4000명에 이르고 있지만 관광 재개를 위한 시설 점검과 인력 확보 등 사전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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