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글로컬대학 2년간 평균 177억원 지원…대학들 “집행 더뎌”

본지, 글로컬대학 1·2차연도 지원금 교부 현황 분석
올해 지원금액 못 받아…“연차별 사업비 배정 문제”
교육부 “기재부 예산 배정에 시간 걸려…집행 문제없어”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학교에 대한 정부의 지원금 교부가 기대보다 더디게 집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은 애초 구상한 글로컬사업에 차질이 생겼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연합뉴스)

6일 본지가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의뢰해 입수한 ‘글로컬대학 지원금 교부현황(2023~2024년)’에 따르면 2023년 첫 지정된 10개 글로컬대학이 지난해까지 평균 176억9000만 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컬대학 사업이 당초 한 대학당 5년간 총 1000억 원을 지원하겠다는 목표였던 점을 감안하면 초기 지원금 집행이 매우 적게 이뤄진 것이다.

2023년 지정된 글로컬대학의 지원금 현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강원대·강릉원주대와 충북대·한국교통대가 1차연도에 80억 원, 2차연도에는 150억 원을 지원받았다. 또 부산대·부산교대는 79억 원과 150억 원, 국립경국대는 40억 원과 150억 원을 받았다. 순천대, 울산대, 포항공대, 한림대는 1차연도에 50억 원과 2차연도에 100억 원을 교부받았다. 이 외 경상국립대와 전북대는 첫해에 50억 원을, 지난해에 95억 원을 받았다.

2024년 지정된 글로컬대학의 경우 창원대·도립거창대·도립남해대·승강기대는 80억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원광대·원광보건대, 건양대, 경북대, 목포대, 동아대·동서대, 대구·광주·대전보건대, 대구한의대, 인제대, 한동대는 각각 50억씩을 받았다.

글로컬대학 3년 차인 올해 지원금은 연차평가결과에 따라 현재까지 상당 부분 미지급된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4월 수립된 ‘글로컬대학 성과관리 방안’에 근거해 2025년 연차평가 결과에 따라 올해 2025년 지원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며 “확정된 금액을 지역별로 교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 글로컬대학 지원금 교부 현황. (그래픽 = 신미영 기자 win8226@)

또 본지가 같은 의원실을 통해 받은 '지역별 2025년 글로컬 지원금 선교부 된 금액'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역별로 교부된 금액은 500억 원에 불과하다. 전국 20개 글로컬대학 사업단을 대상으로 지원금을 나눠 보면 평균 25억 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다만 교육부는 글로컬대학 사업 지원계획에 따라 집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지정 1차연도에 1개교당 약 50억 원, 2차연도에 약 100억 원을 지원하는 등 5년간 약 10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라 밝힌 바 있다.

대학가에서는 상대적으로 1·2차연도 글로컬대학 사업비 지원이 소규모로 이뤄지는 것에 우려가 큰 상황이다.

지역 대학의 한 총장은 “어떤 사업이든지 사업 초기에 인프라 구축, 인력 채용 등 들어갈 비용이 많을 터인데 하반기에 한 번에 내려올 경우 초기 사업 추진이 어렵다”며 “후반으로 갈수록 지원금이 커진다고는 하지만 연차별 사업비 배정에 문제는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 ‘서울대 10개 만들기’ 교육공약과 맞물려 글로컬대학 정책 추진에도 제동이 걸릴까 우려하는 상황이다.

다른 지역 대학 관계자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은 글로컬대학 사업과 별개로 추진될 경우 예산중복 및 정책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남아 있는 예산지원을 받지 못할까 불평도 하지 못한 채 눈치만 보고 있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예산 배정을 해서 실제 자금이 교부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학에서 갖고 있는 재원을 먼저 쓰면 교육부에서 사용한 금액에 대해 메꾸는 구조”라면서 “큰 예산의 정책 사업일수록 이 같은 구조로 진행되기 때문에 앞으로의 글로컬대학 예산을 집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