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첫 민간 출신 중기부 장관에게 거는 기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둔 6월, 정장 차림의 젊은 남성이 흰색 배경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보여지고 있다.

“하루하루가 정말 힘들다. 지금은 ‘어떻게 버텨나갈까’ 하는 고민밖에 없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진행된 간담회에서 나온 한 소상공인의 한탄이다. 지금 소상공인들은 벼랑 끝에 몰리다 못해 절벽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현실이다.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를 이끌 장관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한성숙 네이버 전 대표가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중소기업, 벤처기업, 소상공인 전반에는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실상 첫 민간 출신 중기부 장관의 탄생으로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이다. 인공지능(AI), 디지털 전문가인 한 후보는 경제 말단까지 이어지는 AI 강국 도약을 이뤄낼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다만 각 업계가 기대하는 부분은 대체로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통한 미래 성장 측면이다. 벤처ㆍ스타트업 관련 정책에 집중해 전통적인 중소 제조기업이나 소상공인이 다소 외면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있다. 살펴야 할 범위가 넓은 만큼 균형 감각은 중기부 장관의 필수 덕목이다.

특히 최근 소상공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때부터 가중된 어려움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폐업은 가파르게 늘고 소상공인의 퇴직금으로 불리는 노란우산공제를 해지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각종 통계는 소상공인이 한계에 몰렸다는 상황을 끊임없이 가리키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지금까지 이런 경우가 없었다", "사상 최악의 매출", "이 시간에 손님이 0명인 건 처음 본다" 등 소비심리 위축과 매출 하락에 대한 글이 쉴 틈 없이 올라와 공감을 받는 상황이다.

더구나 내년도 최저임금이 이번에도 인상되면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업종별 차등 적용은 불발됐고, 동결을 요구하는 소상공인들의 호소도 받아들여지기 어려워 보인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 1만30원보다 1470원(14.7%) 인상한 1만1500원을 주장하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소상공인은 “직원을 줄이고 제가 더 일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한탄한다.

향후 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등 과정에서 소상공인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할 구체적인 구상을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에 소상공인 전담 차관을 신설해 달라는 요구에는 그만큼 소상공인의 절박함을 알아달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네이버가 소상공인과 상생협력을 선도하는 플랫폼이 되도록 만든 한 후보자의 결단이 중기부 장관으로서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마련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