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과도한 사교육, 학습·적응능력 저해 가능성 높여”

서울시교육청, ‘사교육 경감 프로젝트 교육대전환 포럼’

(뉴시스)

최근 교육 현장에 ‘4세·7세 고시’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유아 대상 사교육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사교육 저연령화가 아동들의 발달에 궁극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온다. 영유아기에 경험하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인지 기능과 정서적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18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2025 교육 대전환 포럼, 사교육 경감 프로젝트’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참여한 엄소용 연세대 의대 교수는 영유아기 시절에는 인지, 정서, 사회성, 신체, 애착체계 등에 대한 발달이 이뤄지는데, 이 시기 과도한 교육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아동의 장기적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과도한 학습은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학습에 대한 흥미를 저하시킬 수 있다”며 “조기 교육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학업적인 내용에 집중할 경우 아이들의 창의성과 놀이능력, 사회성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영유아기의 만성 스트레스가 전두엽의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며 “전두엽은 계획, 문제 해결, 자기 통제와 같은 고급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으로 학령기 이후 성인기에서의 학업 및 직업 기능과 전반적인 적응 능력에 매우 중요한 기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 교수는 모든 아동이 지닌 고유한 기질과 발달 특성을 이해하고, 발달 단계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과도한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강화할 방안에 대한 시각도 제시됐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연구소장은 미래 사회에서는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 등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교육 당국을 향해 △교육불평등 해소법 제정 △4세 고시 근절을 위한 영유아 인권보장 입법 △영유아 공교육 강화 △초등의대반 방지법 △국가 사교육 관리센터 설립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은 매년 증가하는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심리적 측면을 고려해 다 같이 못 하거나 덜 하는 방향의 정책이 우선 필요하다”며 “법률적 근거 내에서 학원 교습시간 제한과 인센티브 부여 등을 통한 방과후 학교 질 및 참여율 제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인당 월 평균 145만 원에 육박하는 유아 학원 사교육비에 대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소해야 할 문제”라며 유치원·어린이집에 대한 공적 지원 확대, 사교육 규제, 공교육 내 영어교육 허용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사회적 합의 및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4세 고시, 7세 고시 등 무리한 선행 사교육의 부작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과도한 조기교육이 영유아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입체적인 고찰과 토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은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미래인재를 기르는 공교육을 강화해 사교육 경감의 사회적 공감대를 확대할 책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