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 인공지능(AI) 관련주 약세가 국내 반도체·IT 투자심리를 흔들었고, 이차전지 업종은 대형 공급계약 해지 이슈로 충격을 받았다.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는 3850~4200포인트로 제시됐다. NH투자증권이 제시한 관심 업종은 반도체(SK하이닉스), 원전(두산에너빌리티), 증권(미래에셋증권), 지주사(SK), AI 소프트웨어(NAVER), 자동차(현대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15~19일) 코스피는 한 주간 146.61포인트 내린 4020.55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937.24에서 22.07포인트 내린 915.27에 거래를 끝냈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동안 2.60원 상승한 1476.3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코스피 시장에서 연기금과 외국인은 각각 240억 원, 2조8470억 원을 순매도했고, 개인 홀로 1180억 원을 사들였다.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1조1100억 원), 두산에너빌리티(2280억 원), LG에너지솔루션(1620억 원) 등을 순매수했다.
업종 성과는 엇갈렸다. 주간 수익률 상위 업종은 소매·유통(4.8%), 화장품·의류·완구(3.5%), 운송(2.3%)이었고, 하위 업종은 IT 하드웨어(-6.4%), 조선(-5.5%), 비철·목재(-4.9%)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은 시장을 흔든 핵심 변수로 ‘오라클 쇼크’를 꼽았다. 오라클이 실적 발표에서 매출이 컨센서스를 밑돈 가운데 설비투자(CAPEX) 상향을 내놓자 자금 조달 우려가 퍼졌고, 파트너사인 블루아울캐피탈이 100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투자 철회를 발표하면서 AI 투자 논란이 심화했다는 평가다. 이 여파로 미국 AI 관련 기업들이 약세를 보였고, 국내 증시도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이차전지 업종은 포드의 계약 해지가 직격탄이었다. 포드가 LG에너지솔루션과의 9조6000억 원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해지하면서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렸고, 전기차 수요 둔화 및 트럼프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기조가 전동화 전략 수정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다음 주 관전 포인트는 정책 기대감과 AI 수익성 의구심의 힘겨루기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국민성장펀드 1호 투자처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발표한 만큼 코스닥과 AI, 제약·바이오 등 첨단산업 전반에 정책 수혜 기대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5년간 매년 30조 원 집행이 예상되고, 일부는 지분투자 형태로 기업에 직접 투입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밸류에이션 부담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판단도 제시됐다. 나 연구원은 “코스피가 4000포인트 부근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12개월 선행 PER 10.7배, 12개월 후행 PBR 1.37배 수준으로, 현재 구간을 과열로 보긴 어렵다”며 “실적 전망치 상향이 이어지는 만큼 향후 밸류에이션 매력도 확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략 측면에서 IT 비중 확대 기조를 제시했다. 나 연구원은 "오라클 이슈로 AI 수익성 논란이 부각되며 단기 변동성은 커졌지만, 이후 마이크론이 긍정적인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반등 흐름이 나타났고 AI 수익성 검증 논란이 오히려 버블 붕괴를 억제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실적 모멘텀도 긍정적이다. 나 연구원은 "11월 외국인 순매도가 추세적 비중 축소라기보다 차익실현 성격에 가깝다"며 외국인 지분율은 3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내년 코스피 실적 전망치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제외한 이익 전망치도 같은 기간 개선 흐름을 보인다고 짚었다.
다음 주 주요 일정은 △22일 한국 12월 1~20일 수출 △23일 미국 3분기 GDP, 11월 산업생산 △24일 미국 리치몬드 연은 제조업지수 △26일 일본 12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이다. 연말 특성상 차익 실현 압력이 상단을 제한할 수 있어, 정책 발표 모멘텀과 IT·반도체 실적 방향성이 단기 지수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