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찾아오는 '요로감염' 이렇게 예방해야[e건강~쏙]

여성이 남성보다 감염 취약…증상 없어져도 처방 항생제 복용 중단 금물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경기 과천시 관악산계곡을 찾은 시민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여름철에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과 식중독만큼 ‘요로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주의가 필요하다. 요로감염은 소변을 생성하는 신장부터 소변이 몸 밖으로 나오는 요도까지 소변이 지나는 경로인 요로에 발생하는 감염이다. 날씨가 덥고 습한 환경에서는 세균 번식이 쉬워 감염 위험성도 높아진다.

요로감염은 가장 흔한 세균성 감염 질환 중 하나다. 감염 부위에 따라 하부, 상부 요로감염으로 분류된다. 하부 요로감염은 소변이 모이는 방광과 소변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통로인 요도에 생긴 감염이다. 주로 방광염이 이에 해당한다. 하부 요로감염이 생기면 소변을 볼 때 통증을 느끼거나, 가만히 있을 때 아랫배 또는 하부 골반에 뻐근한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빈뇨, 소변 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도 주요 증상이다.

상부 요로감염은 소변을 만드는 콩팥과 소변이 방광으로 이동하는 통로인 요관에 생기는 감염이다. 상부 요로감염이 생기면 발열과 메스꺼움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되고, 중증 감염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하부 요로감염과 비교하면 치료 기간이 길다. 신장과 신우에 생기는 신우신염이 상부 요로감염에 해당한다.

소아, 노인, 방광을 조절하는 신경의 장애나 요도관을 가진 환자에서는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요로감염의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노인에서는 요로감염 이외에도 빈뇨, 급박뇨, 야간뇨 등을 일으키는 다른 원인이 많아 어떤 질환이 나타나는지 세심한 관찰과 감별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신체 구조상 여성이 남성보다 요로감염에 걸리기 쉽다. 전체 여성의 50~80%가 평생 한 번 이상 요로감염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상부 요로감염인 신우신염은 해마다 여성 환자가 남성의 약 11배에 이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우신염 전체 환자 22만7652명 가운데 여성이 17만8780명으로 78.5%를 차지했다.

▲2023년 국내 신우신염 환자 통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요로감염 환자는 여름철에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환경적·생리적·생활습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기온이 상승하는 여름에는 땀이 많이 나 체내 수분이 줄어들면서 소변량이 감소한다. 소변량이 줄면 요로 내 세균이 씻겨 나가지 않고 오래 머물러 증식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국내 한 연구에서 약 113만 명의 건강보험 표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여름철 기온이 20% 상승할 때 요로감염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위험이 전체 표본 인구에서 6%, 여성에서는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로감염의 가장 흔한 원인균은 대장균이다. 주로 장에 있던 대장균이 요도로 침입해 발생한다. 부적절한 위생관리 습관이나 소변을 자주 참는 습관이 주요 원인이다. 성관계 이후 요도로 세균이 유입돼 감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간접적인 원인으로는 물놀이를 한 뒤에 수영복이나 젖은 옷을 오래 입고있는 등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행동이 꼽힌다.

요로감염은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할 수 있다. 소변검사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원인균에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전병조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항생제는 처방받은 기간만큼 꼭 복용해야 하는데, 증상이 사라졌다고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하거나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길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요로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름철 물놀이를 즐긴 후에 바로 마른 속옷으로 갈아입는 것이 좋다”라며 “잦은 수분 섭취와 위생관리, 배변 후 앞에서 뒤로 닦기, 성관계 후 배뇨 등 일상적인 습관에 유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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