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달러 ‘트리플 약세’
30년물 미국채 금리 5% 돌파

21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1%대로 하락했다. 채권시장에선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뉴욕증시 마감 직전 12bp(1bp=0.01%포인트) 상승한 5.09%로 1년 6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20년물 미국채 입찰에서 수요 부진이 확인된 것도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0.51% 하락하며 100을 밑돌았다.
시장이 흔들렸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감세 법안이 통과를 앞두면서다. 법안은 1기 행정부 시절 시행했던 감세 정책 연장과 팁 소득 면세, 자동차 대출 관련 세금 혜택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감세 규모는 10년간 4조9000억 달러(약 6740조 원) 수준이다. 부족해진 세수는 조 바이든 전 정부가 펼쳤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녹색에너지 감세 규모를 축소해 메운다는 계획이다.
앞서 의회예산국(CBO)은 법안이 통과하면 36조2000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 부채가 향후 10년에 걸쳐 3조8000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국가 부채를 이유로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상황에서 감세 법안마저 통과된다면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해당 법안은 공화당에서도 강경파를 중심으로 반대에 부딪혔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을 만나 설득을 시도했지만, 일부는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법안을 통과하기에 앞서 지출 삭감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표결을 강행하기로 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늦어도 22일 오전에 법안을 표결할 것”이라며 “나는 우리가 이 비행기를 착륙시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발 최고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속도를 늦추고 부채를 줄이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이제 법안이 통과할 가능성은 더 커진 것 같고 결국 전체 부채는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